지난해 야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SSG 유격수 박성한(27)이 비장한 각오로 새해를 맞았다. ‘국유박(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골유박(골든글러브 유격수 박성한)’을 이뤄내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남았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박성한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맞았다”며 “목표가 커지니까 조금 더 비장해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동기부여도 많이 됐던 시즌”이라며 “그래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SS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박성한은 2021시즌부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입단 당시부터 안정된 수비력을 인정받았고, 그해 타율 0.302 4홈런 44타점으로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주전 4년 차였던 지난 시즌엔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을 찍었다. KBO리그의 활약을 발판 삼아 시즌 후 국제대회 프리미어12 주전 유격수 자리도 꿰찼다.
박성한은 “후반기 들어 타격감 등 페이스가 좋았다”며 “수비도 잘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체력적인 문제로 중간에 흔들렸던 부분이 있었다”고 2024시즌을 돌아봤다. 3할 타율과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중 더 애착이 가는 기록을 꼽아달라는 질문엔 전자를 택했다. 그는 “3할 타율이 그나마 10홈런보다 내세울 만하다”며 “20홈런 정도는 쳐야 거포 유격수 소리를 듣기 때문에 10홈런은 부끄럽다”고 설명했다. 장타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박성한은 “매 시즌 체중을 늘리고 힘을 기른다”며 “더 강한 타구를 보내는 게 늘 숙제”라고 밝혔다.
충분히 값진 2024시즌을 보냈지만 연말 최고 권위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황금장갑을 36표 차로 놓쳤다. 우승팀 유격수인 KIA 박찬호가 154표를 받아 118표를 획득한 박성한을 제치고 수상했다. 타율, 득점, 도루는 박찬호가 앞섰고 홈런, 타점, OPS(출루율+장타율)는 박성한이 앞섰다. 실책 수는 23개로 똑같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라 박성한도 생애 첫 황금장갑을 내심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표 차이가 컸다.
박성한은 “이미 끝난 결과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못 받은 것”이라며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아쉽게 못 받으니까 자극이 되고 새 목표(골든글러브 수상)도 뚜렷하게 생겼다. 정말 이제는 받아보고 싶다. 남한테 주기 싫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시상식 당시 ‘골유박’을 응원했던 구단 관계자와 팬들에게 미안함을 나타냈던 그는 “모두에게 인정받으려면 결국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나태해지지 않고 만족 없이 계속 꾸준하게 하다 보면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25시즌은 팀 내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3억 원에서 올해 3억7,000만 원에 연봉 계약 도장을 찍어 SSG 비FA·비다년계약 선수 중 최고 연봉자가 됐다. 박성한은 “주장인 (김)광현 선배가 투수인 만큼 야수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달라고 얘기했다”며 “이제 내 야구만 할 게 아니라 중간 역할도 잘해야 된다”고 했다.
2016년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키스톤 콤비’를 이뤄 친분을 쌓았던 ‘절친’ 김혜성(LA 다저스)이 미국으로 진출한 것에 대해선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박성한은 “본인 꿈을 이뤘다. 아직 도전하는 단계지만 정말 축하해주고 싶다”며 “미국에 가기 전 밥도 같이 먹었는데, 좋아 보이더라. 혜성이가 떠나 (전 소속팀) 키움과 경기할 때 허전한 감은 있을 테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금방 잊힐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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