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재는 강릉고 시절 ‘빠릿빠릿한 선수’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기인 3학년 때 23경기 타율 0.211에 그쳤다.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는 “야구는 잘하는데, 키가 작고 힘이 부족했다”며 고교생 정준재를 기억했다. 첫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정준재는 대학에서 프로의 꿈을 이어갔다.
그는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키에 대한 미련을 대학에서 털어냈다. 대신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정준재는 “키가 작아도 프로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많다. 장점을 더 극대화해서 키가 큰 선수들보다 잘하려고 노력했다”며 “생각을 바꾸니까 자신감도 더 붙었다”고 말했다.
정준재는 대학교 2학년 때 20경기 타율 0.415, OPS 1.168을 기록하며 대학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의 문을 두드렸고, 2024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5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가장 야구가 잘 됐던 해였다”며 “하위 라운드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높은 순번에 호명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준재는 SSG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콘택트와 빠른 발의 강점을 살려 프로 첫해 88경기(57선발) 타율 0.307, 16도루, OPS 0.776의 성적을 거뒀다.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올해는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에서 열리는 1군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2루수’ 경쟁에 나선다.
정준재는 “초반에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어 3할을 넘길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계속 경기에 내보내 준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정준재는 지난 시즌 중에 삼성 외야수 김지찬(24)의 타격 영상을 자주 찾아봤다. 김지찬은 정준재보다 2㎝ 작은 KBO리그 최단신 선수로, 지난해 135경기 타율 0.316, 42도루, OPS 0.789를 기록했다.
그는 “작은 체구에도 빠른 공이든 변화구든 다 대처한다. 어떻게 콘택트하고,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지 참고했다”며 “키에 맞는 스윙을 하는 (김)지찬이 형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정준재는 23일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 2025시즌을 준비한다. 비시즌 기간에는 기술·근력 운동뿐 아니라 필라테스를 하며 유연성을 보강했다. 그는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올해도 3할을 유지하고 싶다”며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50개 이상을 목표로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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