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는 자신있어요. 메이저리그(ML)가 목표에요.”
2018년 봄이었다. 수비하는 ‘그림’이 예뻐서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선수 한 명에게 다가갔다.
무엇보다 소위 ‘글러브질’이 좋아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었더니 “고등학교 때부터 수비 훈련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내가 가진 강점 하나는 있어야 하는데, 그게 수비라고 생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타구 판단, 스타트 방법, 포구 후 송구나 피봇플레이 등 수비 기본기에 관한 대화가 꽤 장시간 이어졌다.
그는 “빳빳한 글러브를 좋아한다. 일부러 길을 들인다거나, 볼을 정확히 잡으려고 글러브를 오므리지 않는 편”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바운드가 나쁘거나, 타구 회전이 이상하게 걸려도 편안하게 처리하는 이유였다. 볼을 잡는 게 아니라 ‘세워두는 것’이라는 내야수의 기본을 매우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눈치였다.
‘국민유격수’로 불린 삼성 박진만 감독이 아직 코치이던 시절, 수비하는 ‘그림이 예쁜 내야수’ 몇 명에 관해 물었다. 박 감독은 “김혜성이 가장 눈에 띈다”고 했다. “(이)학주도 좋은 것들을 갖고 있고 (오)지환이도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섰지만, 타구를 대하는 자세가 좋다”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었다. 그는 “송구동작 때 마무리만 정확하게 하는 습관을 들이면 꽤 좋은 내야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성이라는 특출난 유격수와 같은 팀인 탓에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해야 했지만, ‘수비의 달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재다능해서 ‘확실한 내 땅’을 갖지 못한 인상.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활보하던 그는 “ML 진출이라는 꿈을 잊지 않았다. 내가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게 팀과 나를 위해 꼭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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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꾼 김혜성이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혜성의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