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는 좌완투수 이병헌(22)이 있었다. 2024시즌 리그 최다 77경기에 등판해 6승1패1세이브22홀드, 평균자책점(ERA) 2.89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 신인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2023년 36경기(5홀드·ERA 4.67)에 나서 경험을 쌓은 게 2024시즌의 활약에 큰 힘이 됐다. 이병헌은 “막판에 힘이 조금 떨어졌지만, 문제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돌아봤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는 발목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고 재활에만 몰두했다. 그는 “강제로 푹 쉬었다”고 웃으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캐치볼도 하면서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렸다. 회복에 중점을 두고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데, 근력을 키우면서 덜 지치게끔 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병헌의 강점은 시속 150㎞대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이다. 스리쿼터 형태의 투구폼을 지녔는데, 공을 숨기는 동작인 디셉션도 뛰어나 상대 좌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우리 팀 좌타자 선배들께 여쭤보면, 내가 안쪽으로 많이 들어가서 던지다 보니 ‘가운데로만 던져도 무서운 느낌이 있다’고 말씀하시더라. 그게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투구폼을 가장 큰 무기로 삼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강점을 보완하다 보면 점점 더 정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일본 돗토리로 개인훈련을 떠난 것도 2024시즌의 좋았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작년에도 일본으로 개인훈련을 가서 결과가 좋았다”며 “수술 후 몸이 굳은 느낌이 있어서 가동성 위주의 운동을 많이 하면서 좋았던 몸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구 운동은 대부분 실내에서만 하니까 날씨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4시즌이 끝나고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선배 김강률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떠난 까닭에 기존 자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이병헌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김)택연이와 (최)지강이 형 등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와서 그만큼 자리 경쟁도 치열해졌다. 나도 지난해를 잊고, 올해 더 잘해야만 한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 컨트롤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며 “체력이 중요하다고 많이 느껴서 그 부분을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표는 확실하다. 꾸준한 활약으로 팀이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이병헌은 “택연이가 인터뷰에서 ‘우승을 확정하고 (양)의지 선배님과 끌어안고 싶다’고 하더라. 나는 내 역할을 다 끝내고 불펜에서 그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프지 않게, 던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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