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구단들도 판판이 겪는 일이다. 지금도 속앓이하는 구단이 많다.”
올해 새로 개장하는 프로야구 한화 홈구장을 둔 대전시의 황당한 행보에 야구계가 공분하고 있다. 최근 대전시는 한화에 “새로 사용하게 될 신축 구장 이름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한화는 이미 새 구장 이름을 ‘한화생명 볼 파크’로 정하고 외부에도 알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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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화가 주요 스폰서인 ‘한화생명’을 앞세워 구장 이름을 지었는데, 돌연 대전시가 새로운 이름을 요구했다. 물론 대전시가 구장 이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2년 전 한화와 구장 사용권 계약 당시가 아닌 신축 구장 개장(3월)을 코앞에 두고 변덕을 부렸다는 점이다. 정상적이라면 계약 당시 원하는 이름을 한화와 상의하고 조율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2014년 개장한 KIA 홈 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광주시가 KIA와 신축 구장 건설 협약 당시 KIA에 구장 명칭권을 넘겨 주되 새 구장 이름에 ‘광주’와 ‘기아’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대전시는 이런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했다. 구단 명명권을 일단 팔면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도 외면한 모습이다. 한 야구계 인사는 “이번 대전시 행태를 보면 그동안 한화에 얼마나 사사건건 간섭했을까 짐작이 간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시는 “사용권을 내준 거지 구장 이름 결정권까지 내 준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화 구단 측은 “협의가 잘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신축 구장 개장 등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전시와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파문을 애써 가라앉히려 했다. 야구계에선 “한화가 대전시 눈치를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전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대전시는 뒤늦게 비공식적으로 “‘한화생명 볼 파크’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