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는 결과적으로는 씁쓸하게 끝났다. 시장에서 냉정한 바람을 확인한 하주석(31·한화)이 결국 한화에 남는다. 선수로서는 원하는 대우를 받지 못한 측면이 크지만, 일단 하주석을 잔류시킨 한화는 패 하나를 더 가졌다. 부상 발생에 대비한 든든한 백업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시즌 중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계약의 승자는 한화가 된 가운데, 하주석의 반등도 기대가 모인다.
하주석으로서는 추운 겨울이지만, 한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계약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1억1000만 원이면 현재 KBO리그 평균 연봉보다도 아래인 금액이다. 심우준을 영입했고, 수비력이 좋은 이도윤이 백업으로 대기하고 있으며, 올 시즌 중반 이후로는 상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정현이 제대한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부상이나 알 수 없는 부진 등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하주석이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선수 하기에 따라 적잖은 출전 시간을 따낼 수 있는 여지는 언제든지 살아있다.
한화로서는 트레이드 카드를 하나 보유한다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유격수가 약한 몇몇 팀들은 일단 내부 육성을 한다는 기조로 하주석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내부 육성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유격수가 많은 한화에게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 유격수가 필요한 팀은 을이 되고, 유격수가 제법 많고 여기에 하주석 트레이드에 응할 가능성이 있는 한화는 조금 더 유리한 여건에서 상대의 제안을 들어볼 수 있다. 한화도 시즌을 치르면서 여러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즉시 전력감 수혈이 가능할 수 있고, 혹은 지금 당장은 1군 선수가 아니지만 숨은 원석을 찾아볼 수도 있다. 연봉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주석으로서도 출전 기회가 보장되는 팀이 더 좋은 만큼 트레이드 자체가 선수에게 그렇게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하주석이 지난해 이상의 성적과 경기력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문점을 모두 지울 때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