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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SSG) 땡볕에서 느꼈던 그 깨달음… 박종훈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SSG 선발진 재건 힘 보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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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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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이 내리쬐는 강화SSG퓨처스필드의 여름이었다. 어쩌면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던 박종훈(34·SSG)은 묵묵하게 선발 등판을 준비 중이었다. 더운 날씨, 그리고 계속되는 2군 등판에도 얼굴에 짜증은 없었다. 후배들 앞에서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계속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로 시작한 시즌이었지만 이곳에 박종훈이 장기 체류하고 있다는 것은 그와 SSG의 시즌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계속해서 자신의 공을 찾지 못했던 박종훈은 시즌을 앞두고 이숭용 SSG 감독으로부터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투구,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투구 끝에 6월 17일 2군으로 내려가 여름을 모두 이곳에서 보냈다.

시즌 9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을 기록한 박종훈은 다시 벽에 부딪혔다. 모두가 답답한 시간이 이어졌다. 퓨처스리그에서 빼어난 성적(15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1.95)을 거뒀지만, 좀처럼 1군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종훈은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박종훈은 당시를 회상하며 마음을 비워가고 있었던 단계라고 했다. 박종훈은 "계속 꾸준히 던져서 여기서 결과를 만들면 (1군에) 올라가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어찌됐건 KBO리그 통산 72승을 거둔 그의 경력에 어울리지는 않는 과정이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둔 박종훈의 화두는 감량이었다. 벌크업 붐에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체격이 많이 커졌던 박종훈은 가장 좋았을 때의 몸으로 돌아가 보자는 역발상을 했다. 비시즌 내내 혹독한 노력으로 감량을 했다. 몸도 가벼워졌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건 자신의 생각이었다. '커진' 상태에 익숙해져 있던 몸은 그렇지 않았다. 캠프를 마치고, 시즌에 들어가자 정작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박종훈은 "초반에 몸이 힘들었다. 급격하게 찐 상태에서 야구를 하다가 또 급격하게 체중이 빠졌다. 그러니까 힘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공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 구위도 떨어졌다. 잘 맞은 공이 훨훨 외야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좌절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고,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도 계속 던지다 보니 예전의 몸을 찾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 류택현 배영수 코치도 박종훈이 야구에 대한 재미를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박종훈에게 시즌 마지막 등판의 기회가 찾아왔고, 여기에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9월 25일 창원 NC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이 막판까지 5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당시 SSG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로테이션 한 자리가 구멍 난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상대 투수는 2024년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였던 카일 하트였다. 게다가 박종훈은 한 달째 등판이 없어 컨디션 유지도 쉽지 않았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지만 박종훈은 이날 4⅔이닝 동안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승리를 이끌며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이 등판은 박종훈의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는 2025년 다시 선발 경쟁에 나설 수 있는 티켓을 제공했다. 이숭용 감독은 "박종훈이 마지막에 보여준 퍼포먼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은 마음을 비우고 다시 도전한다. 주위에서도 모두 안타깝게 말하듯, 그가 운동을 게을리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누구보다 절실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강박관념은 놓고 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책임감만 가지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살짝 들춰보니 아니었다. 박종훈은 "1점만 주면 '어떻게 해야 하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많이 쫓겼다. '대형 계약을 했으니까 더 많이 해야 해'라는 생각도 엄청나게 했었다. 너무 파고 들었다"면서 "(창원에서는) 그냥 별 생각 없이 던졌다. 불안한 것도 없었다. 그냥 빨리 던지고 싶었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더 좋게 나왔다"고 깨달음을 이야기했다.

5년 65억 원의 계약 중 3년이 휩쓸려 지나갔다. 이제 2년이 남았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다. 책임감을 표현하는 방법에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쫓기기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다시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감량된 몸에 적응은 끝났다. 시즌 중·후반부터 원래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몸이 훨씬 편하다고 자신한다. 비시즌 동안 철저히 훈련을 했고, 동료들에 앞서 먼저 미국에 건너 가 캠프를 준비한다. 박종훈은 "이보다 더 못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반전은 때로 완전히 바닥을 쳤을 때 일어나기도 한다. 박종훈에 그런 계기가 와야, 무너진 SSG 선발진도 재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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