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만 할머니한테 엄청 잘 했는데 할머니는 전형적인 경상도 시어머니라 일도 많이 시키고 시짜짓을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해서 손자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30년 넘게 유일하게 살갑게 해주는 막내며느리한텐 왜저럴까하고 좀 싫어했단 말이야.
근데 몇년전에 치매가 오시고 요근래 치매증상이 많이 심해지셨는데 나한테 전화해서 할머니 집에 언제 올거냐고 묻길래 엄마랑 같이 갈게~~ 했더니 엄마는 두고 무묭이 니만 온나~ 하는거야.
좀 짜증나서 왜! 할매는 엄마 싫나? 하니까 아니~ 나는ㅇㅇ이(엄마)가 너무너무 많이.. 제일 보고싶다! 근데 ㅇㅇ이는 바쁘니까.. 바쁜 사람 오라가라 하면 안된다 니 혼자 버스타고 온나 하시더라고
듣고 좀 놀래서 그 주에 엄마랑 같이 시골 내려갔더니 할머니가 나랑 오빠한텐 관심 1도 없고 엄마 손 잡고 춥제~ 온다고 고생했다~ ㅇㅇ이 자고갈거제? 했는데 엄마가 좀 있다가 가야한다니까 ㅇㅇ이 왜 벌써 가냐고 막 우시는거야
할머니가 여태 표현을 잘 안해서 몰랐는데 아들 손자 손녀보다도 엄마를 더 아끼고 좋아했구나 싶고 놀랬음.. 엄마도 몰랐어서 많이 놀래고 감동받은 것 같더라고ㅋㅋㅋ... 왜 여태 표현을 안하신걸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