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도대체 추신수 보좌역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KBO리그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직책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지는 오롯이 추신수 보좌역과 SSG의 몫으로 남게 됐다. 아직은 업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구단 전반에 대한 조언 등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애틀의 경우 구단을 대표했던 스타들에게 여러 직함을 주고 해당 분야에서의 조언을 구한다.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켄 그리피 주니어의 경우는 이 부문에서 구단에 조언하고, 강타자 출신인 에드가 마르티네스는 조직 전반의 타격에 대해 조언한다. 다만 구단에 따라 명예직 정도로 머무는 경우도 있다. 추신수 보좌역의 경우 명예직은 아닌, 구단 전반 및 외부 상황을 캐치하고 이를 구단의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몫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현장 개입설', '실세설'에 대해서는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럴 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게 SSG 관계자들의 설명이고, 추신수 보좌역 또한 일부 구단 의사 결정의 일원으로는 참여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시즌을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숭용 감독, 김재현 단장 체제가 2년 차를 맞이하기 때문에 감독·단장 권한에 접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내부의 분위기다. 메이저리그도 여러 특별 보좌에 화려한 이름값을 가진 이들이 있으나 결국 의사 결정을 하는 건 구단주와 야구 부문 사장, 단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오히려 구단의 시선이 1군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추신수 보좌역은 육성과 2군 쪽, 시설 개선과 메이저리그 선진 소프트웨어 도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추신수 보좌역이 오히려 더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울림이 더 클 수도 있다. 추신수 보좌역 또한 현역 당시 지도자로서의 아이디어보다는 이 방면에서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것을 더 즐거워했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보좌역이라고 하면 선수단 운영이나 마케팅 사업·경영 쪽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조언하고, 구단 수뇌부와 혐업한다. 구단 내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몫도 있고,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기도 한다. 비전이라든지 구단 문화를 조성하는 역할도 있다"면서 "추신수 보좌역이 하는 가장 큰 역할은 구단 지원이나 환경을 개선하는 쪽이다. 이 보직을 맡긴 주요한 이유다. 현역 시절부터 환경 부분을 많이 강조했고 부상 예방에 대한 부분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또한 구단과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누구보다 잘했던 만큼 그 부분에서 역할이 있을 수 있고, 해외 네트워크도 워낙 강하니 벤치마킹을 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구단 환경이나 선수단 지원 관련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에 나서기는 보다는 물밑에서 구단을 지원하는 직책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