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까지 찬 샐러리캡 때문에 외부에서 획기적인 영입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프시즌 초반 kt와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파이어볼러 김민을 영입했지만, 반대 급부로 좌완 선발 자원인 오원석이 나가 '플러스·마이너스'가 있다. 결국 내부 자원의 반등이 절실한 가운데, 팀 마운드의 미래로 불리는 2004년 동갑내기 이로운(20)과 송영진(20)의 성장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선수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가 각각 1라운드(이로운)와 2라운드(송영진)에 지명한 기대주들이다. 그간 SSG는 신인 투수들이 시작부터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두 선수는 데뷔 시즌 뚜렷한 가능성을 내비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로운은 2023년 1군 50경기에 나가 57⅔이닝을 던졌고, 송영진도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17경기에서 47⅓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2024년 뭔가의 나아진 성적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는 애매한 대목이 있다. 두 선수 모두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냈고, 산발적으로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뭔가가 모자란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송영진의 경우는 2023년에 비해 이닝(47⅓이닝→99⅓이닝)이 늘어나는 성과는 있었지만 전반기 출발이 좋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5.80으로 2023년(5.70)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이로운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좋을 때 필승조로 승격할 기회에서 번번이 무너지곤 했다. 2023년 5.62였던 평균자책점은 2024년 5.95로 오히려 더 올랐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3년차인 2025년에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 젊은 자원 중 가장 돋보이는 재능들인 만큼 가장 큰 기대를 걸어볼 만한 선수임도 분명하다. 그래도 입단 후 2년간 1군 경험을 가장 많이 쌓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기대대로 활약한다면, 2025년 SSG 마운드가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장기적인 마운드 구상의 발판도 놓을 수 있다.
2024년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으나 그래도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인 송영진은 5선발 후보다. SSG는 현재 두 외국인 투수(미치 화이트·드류 앤더슨)와 김광현, 문승원까지는 선발 합류가 사실상 확정됐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송영진 박종훈, 그리고 가고시마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낸 나머지 후보군들이 경쟁한다. 2024년 그래도 선발 기회를 많이 받은 축인 송영진은 이 자리에 가장 가까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23년은 시즌 초반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다가 후반기에 낭패를 봤다. 그 결과를 반성하고 컨디션을 조금 천천히 올린 2024년은 그 반대의 낭패를 봤다. 2025년은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차피 김광현 문승원도 30대 중반의 선수라 풀타임 선발은 체력 부담이 크다. 중간에 1~2번 쉬어 갈 타이밍이 생긴다. 송영진이 발전된 경기력으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도 큰 기회다.
올해 고비를 못 넘겼던 이로운은 다시 필승조 보직에 도전한다. 2024년 시즌 막판 아예 2군으로 보내 하체 등 기본 훈련부터 다시 하게끔 했다. 구단의 여전한 기대를 상징한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2024년 시즌 장착한 체인지업이 재미를 보는 등 수확은 있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2025년에는 노경은을 조금 더 경기의 이른 시점에 활용하고, 그 뒤를 서진용 김민 조병현 등 필승조로 메운다는 기본 구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로운이 포함되길 바라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려운 팀 여건에서 '로진 듀오'의 어깨는 자연히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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