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야구방 천재 만재 얌전 의젓 귀염둥이 김룡이입니다.
시즌이 끝난지도 벌써 수개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시즌의 기쁨과 슬픔도, 이별의 아쉬움도, 만남의 반가움도 매서운 바람에 어둠속으로 흩어지는 이번 겨울입니다.
지난 밤의 계엄령 선포와 여의도와 각지에서 벌어진 집회, 국회 본회의 무산, 그리고 오늘 탄핵안 가결까지 여러분의 며칠은 어땠나요?
나는 두려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그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가 함께요.
우리의 님은 침묵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우리는 저 길거리에서 그리고 이곳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함께 소리쳤습니다. 응원가를 부르고 승리를 외치던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리는 함께 민주주의와 정의를 노래했습니다. 분노를 토해내던 거센 숨결은 더 하얀 빛으로 모여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대들이지만, 우리는 함께 같은 뜻을 품었으니 동지라도 불러도 되겠지요.
동지들 잘 들어갔나요?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나요? 다리는, 목은 괜찮은가요?
따사로운 봄이 오는 어느 날, 야구장에서 우리 다시 보면 서로를 알아보지도 못하겠지만 오늘처럼 함께 다시 노래합시다.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야구 팬이라는 이유로 서로 반기고 응원했던 오늘을 기억합시다.
흔히들 야구가 낭만적인 이유는 공이 아닌 사람이 점수를 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홈으로 들어오면 점수가 나는 스포츠가 야구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승리했던 오늘, 우리는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야구를 했고 우리의 이름과 우리가 모여 빛냈던 불빛이 점수판을 가득 매웠습니다.
하지만 오늘이 끝이 아닙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겨울을 버티고 이겨내야 합니다. 더 뜨겁고 빛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축하하고 감사함을 표하려 부끄럽지만 짧은 글을 썼습니다.
연안부두와 부산항에는 반가운 기적소리가 울려퍼지고, 마산스트리트에는 함성이 가득합니다. 다시 찾은 엘도라도는 금빛으로 빛나고, 남행열차는 멈추지 않습니다. 꿈을 안고 날아오르는 독수리의 날개짓과 끝나지 않는 마법이 푸른 하늘을 뒤덮습니다. 비로소 서울의 봄을, 우리의 봄을 다시 찾겠지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스토브리그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민주주의의 리드오프 2루수 김룡이 타석에 들어섭니다. 화이팅 쏴리질러어어~~
₍๐◔ᴗ◔๐₎ꔪ
잡담 ㅇㅇㄱ대한민국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 여러분께...🗒〆( ᵒ̴̶̷ Ⱉ ᵒ̴̶̷๐)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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