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내년시즌 마무리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올시즌 26세이브를 올린 유영찬이 아니라 KIA 타이거즈에서 4년간 총액 52억원을 주고 영입한 FA 장현식으로 선택했다.
유영찬은 미국으로 떠난 마무리 고우석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준 LG의 새 마무리였다. 염 감독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중요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자신있게 뿌리는 모습을 보고 유영찬을 새 마무리로 낙점을 했고, 그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유영찬이 실력으로 입증했다.
유영찬은 올시즌 62경기에서 7승5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세이브 순위 3위에 올랐다. 올시즌 불펜이 약했던 LG였지만 유영찬이 든든히 막아줬기에 LG가 정규시즌에서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룰 수 있었다.
유영찬은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뽑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3경기서 4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25의 안정된 피칭을 했었다.
그런데 대표팀을 다녀온 뒤 문제가 생겼다. 팀 메디컬 체크에서 팔꿈치에 이상이 발견된 것. 정밀 검사에서 팔꿈치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팔꿈치 미세 골절은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그냥 쉬면서 뼈가 붙기를 기다려야 한다. 대개 뼈가 붙는데만 3개월이 걸린다.
유영찬은 3개월을 그냥 기다릴바엔 복귀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팔꿈치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았다.
3개월 뒤에 뼈가 잘 붙어서 이후 피칭이 잘 이뤄진다면 시즌 초반에는 쉽지 않더라도 전반기엔 복귀가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래서 장현식이 임시마무리로 뛰면서 불펜을 안정화 시킬 것이 예상됐다.
하지만 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염 감독이 생각한 유영찬의 복귀 시점은 전반기가 아닌 후반기였다. "내가 볼 땐 (유)영찬이는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뼈가 붙는데만 3개월이다. 게다가 3개월이 지나서 뼈가 붙는다는 장담도 못한다. 일단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뼈가 붙은 이후에야 다음 스텝을 밟아서 복귀 절차를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유영찬의 팔꿈치가 빠르게 회복된다면 전반기 복귀도 가능할 수 있지만 만약에 뼈가 빨리 붙지 않는다면 유영찬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준비한 것이 모두 흐트러질 수 있다.
염 감독은 그래서 여유를 두고 유영찬이 후반기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것.
마무리가 후반기에나 온다면 긴 전반기를 버틸 마무리가 필요하다. 임시 마무리라고 하기 보다는 정식 마무리라고 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 그래서 염 감독이 장현식을 2025시즌 마무리로 낙점했다.
장현식은 올시즌 75경기에 등판해 5승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통산 7개의 세이브가 있는데 지난해 마무리 정해영이 빠졌을 때 임시 마무리로 던져 3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무리 유영찬과 셋업맨 장현식-김진성으로 불펜 뼈대를 튼튼히 하고 거기에 불펜 투수들을 필승조로 키워내 시즌 후반엔 지난해 우승 때의 전원 필승조의 벌테 불펜을 만들 계획을 세웠지만 마무리 유영찬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어렵게 됐다.
염 감독은 "전반기에 또 버티기를 하게 됐다"면서 "그래도 내년엔 불펜에 자원이 많아 불펜을 만들 기회는 있다"라고 했다.
감독은 후반기에나 영찬이 복귀할걸로 보나봐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