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새 주장 김광현
SSG는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에게 내년 시즌 주장 역할을 맡겼다. 올해 주장이었던 외야수 추신수가 은퇴하면서 에이스 김광현이 그 역할을 물려 받았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포지션 특성상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투수나 개인 성적 향상에 집중해야 하는 예비 FA는 주장으로 뽑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다. 지금도 투수나 예비 FA가 주장을 맡는 사례는 쉽게 보기 어렵다. 그러나 김광현은 투수 중에서도 가장 독립된 루틴으로 생활하는 선발 투수인 데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SSG와의 4년 계약이 끝난다. 그런데도 이숭용 SSG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이 그를 주장으로 지목했다는 건, 김광현의 팀 내 상징성과 존재감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SSG(전신 SK 와이번스) 구단 창단 후 투수가 주장을 맡은 건 김광현 이전에 2007년의 김원형 전 SSG 감독이 유일했다. 김광현이 역대 두 번째이자 18년 만에 처음으로 '투수 캡틴'에 오르게 됐다. 올 시즌 10개 구단 주장들 가운데 유일한 투수이기도 하다.
2007년 SK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두 시즌(2020~2021년)만 빼고 15시즌 내내 한 팀에서만 뛰었다. 올해까지 KBO리그 통산 170승(98패)을 올린 터라 남은 현역 생활 동안 200승 고지를 밟는 게 목표다. 그 길목에서 올해 처음으로 주장의 중책도 맡았다. 김광현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장이 처음이라 많이 부담되지만, 감독님·코치님·프런트·선후배 그리고 팬 여러분과 잘 소통하는 주장이 되겠다"며 "팀에 대한 어떠한 질책도 달게 받겠다. 성적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랜더스 파이팅"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무척 아쉬워했다. SSG는 올해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KT에 아쉽게 패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KT와 시즌 성적(72승 2무 70패)이 같고 상대 전적도 8승 8패로 팽팽했는데, 마지막 1패 탓에 6위로 내려앉아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놓쳤다. 김광현 자신의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31경기에서 16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2승(10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4.93으로 높았다. 그는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평균자책점이 이렇게 좋지 않은 시즌은 처음이다. 내가 (올해 도입된)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의 '패배자'인 것 같다"며 "마지막 타이브레이커에서 보여준 모습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행히 후반기에는 적응이 좀 됐으니, 다음 시즌에는 절치부심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돌이켰다.
올해 통합 패권을 차지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은 김광현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다. 김광현은 "우리 팀이 우승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IA가 우승하는 걸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며 "그럴 때마다 늘 '내가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하며 자책을 많이 한다. 내년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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