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은 시작됐다. 과연 김혜성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2월 5일(이하 한국시간) 빅리그 30개 구단에 김혜성(키움)에 대한 포스팅을 공시했다. 김혜성은 5일부터 1월 4일 오전 7시까지 30일 동안 빅리그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만약 김혜성이 빅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할 경우 2015시즌에 앞서 진출한 강정호, 2016시즌 빅리그로 향한 박병호, 2021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한 김하성,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에 이어 5번째로 빅리그에 입성하는 히어로즈 선수가 된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고의 2루수였다. 2017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히어로즈에 지명돼 2017년 1군에 데뷔한 김혜성은 올해까지 8시즌 동안 1군 통산 953경기에 출전해 .304/.364/.403 37홈런 386타점 211도루를 기록했다. 최근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정교함과 7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 2년 연속 KBO 수비상을 수상한 수비력 등이 강점이다.
올겨울 메이저리그 2루 시장은 어떨까. 현재 2루수 영입이 급한 팀은 그리 많지 않다.
김혜성과 관련해 가장 많이 이름이 거론된 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시애틀 매리너스다. 올해 호르헤 폴랑코가 주전 2루수였던 시애틀은 폴랑코가 시즌 종료 후 FA가 되며 2루가 비었다. 팀 타선이 지나치게 많은 삼진을 당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는 시애틀은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자인 김혜성을 일찍부터 관심있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루수를 영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 2루수보다는 3루수를 보강한 뒤 2루수는 기존의 내야 유틸리티 자원들과 데뷔가 임박한 유망주로 해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만약 시애틀이 2루수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김혜성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확실한 주전 2루수가 없다. 올해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한 화이트삭스는 2루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니키 로페즈를 시즌 종료 후 방출했다. 다만 화이트삭스는 제이콥 아마야, 브룩스 볼드윈, 브래든 슈메이크, 레닌 소사 등 젊은 중앙 내야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데뷔가 임박한 특급 기대주 콜슨 몽고메리도 있는 상황. 기용해야 할 젊은 선수들이 많고 당장 팀 성적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입장인 만큼 FA 영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동부지구에는 뉴욕 양키스가 2루수가 없다. 양키스는 주전 2루수였던 글레이버 토레스가 FA가 돼 시장으로 향했다. 새 2루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 다만 오스왈도 카브레라, 오스왈드 페라자, 재즈 치즘 주니어 등을 활용해 2루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 FA 최대어 후안 소토 영입에 올인한 양키스는 소토 영입에 실패할 경우 내야수 최대어 윌리 아다메스로 선회할 계획도 있다. 김혜성에게 주전 내야수로 진지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토론토는 올해 확실한 주전 2루수 없이 다양한 선수를 기용했다. 스펜서 호르비츠, 데이비스 스나이더,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등이 2루를 함께 책임졌다. 카이너-팔레파는 팀을 떠났지만 올해 팀에 합류해 가능성을 보인 윌 와그너 등 기용할 자원이 많다. 예비 FA인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을 트레이드 해 내야를 재정비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김혜성에게 진지한 관심을 가질 확률은 낮아보인다.
내셔널리그에는 2루수가 급한 팀이 별로 없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주전 2루수 브랜든 로저스를 논텐더 방출한 서부지구의 콜로라도 로키스가 있다. 다만 콜로라도는 FA 시장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카일 파머를 영입해 로저스가 떠난 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팀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인 2003년생 2루수 아다엘 아마도르가 올해 데뷔한 만큼 현재 자원으로 내야를 구성할 가능성도 크다.
이정후가 몸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애매한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주전 2루수였던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방출했다. 현재 2루 자리는 비어있는 상황. 하지만 올해 두각을 나타낸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FA 시장의 김하성에게 관심이 많다.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을 영입한다면 김하성이 유격수, 피츠제럴드가 2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경우 김혜성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면 김하성 영입에 실패할 경우에는 김혜성을 눈여겨 볼 수도 있다.
중부지구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김혜성을 지켜볼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주전 2루수 놀란 고먼이 있지만 수비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1루수 폴 골드슈미트가 FA 시장으로 향했고 3루수 놀란 아레나도도 꾸준히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고먼을 코너 내야로 이동시키고 중앙 내야에는 새 선수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브렌든 도노반도 2루수를 많이 소화했지만 도노반은 중견수를 제외한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한 자리에 머물지 않을 확률이 높다. 호세 페르민, 토마스 수제시 등 젊은 내야수들이 만족스럽지 않은 세인트루이스가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물론 김혜성을 주전 2루수가 아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보고 관심을 갖는 팀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 경우 2루에 주인이 있는 상황에서도 김혜성을 원할 수 있다. 김혜성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넓어지게 된다.
비록 올해 이정후가 아쉬운 모습에 그쳤지만 김하성의 대성공으로 KBO리그 출신 내야수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높은 상황이다. 과연 빅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김혜성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을 시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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