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즌을 마친 프로야구도 한밤의 비상 계엄 사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4일 열릴 예정이었던 야구인 골프대회가 취소됐다. 야구계는 매년 우승 팀의 후원으로 각 구단 감독, 코치, 프런트와 KBO 관계자 등이 함께 하는 야구인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우승 팀 KIA가 대회를 준비했고 경기도 포천의 한 컨트리클럽에서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로 전날인 3일 밤 10시30분 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KBO와 KIA 구단, 그리고 대회를 주관하는 언론사(스포츠조선)가 협의를 시작했고 약 한 시간 만인 밤 11시가 지나 전격 취소했다.
새벽 4시30분 경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대회는 그대로 취소하기로 했다. 해마다 해오던 행사를 초유의 이유로 취소하게 되자 뒷처리도 전부 KIA 구단이 맡았다. KIA 구단 측은 행사 장소로 이동해 준비해놨던 것들을 취소하고 철수하는 작업을 한 뒤 정오 쯤에야 광주로 이동했다.구단들은 오밤중에 스프링캠프 걱정도 해야 했다. 난데 없는 비상계엄령에 환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환율은 빠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밤 사이 한때 미국 달러는 1달러당 1480원대, 일본 엔화는 100엔당 970원대까지 폭등했었다. 구단들은 1월 말이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고 상당수의 구단이 미국, 호주 등에서 1차 훈련을 하고 일본으로 이동해 2차 훈련을 한다.
돌발상황으로 인한 환율 폭등은 구단 운영에 치명적인 변수다. 해외 스프링캠프를 위한 계약 등 준비는 이미 다 마무리 된 상태라 이제 와서 대안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밤 사이 치솟는 환율을 보고, 스프링캠프는 어떡해야 할지도 걱정부터 앞섰다”고 했다.
동아시아슈퍼리그(EASL)가 열리고 있는 농구에서는 출입국이 가능한지 밤새 걱정한 구단들이 있다.
전주 KCC는 2024~2025시즌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원정경기를 위해 지난 3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에 갔다. 4일 저녁 경기를 치르고 5일 귀국 예정인데 일본에 도착한 밤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KCC 구단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귀국길에 문제가 생길 줄 알고 걱정했다. 다행히 사태가 바로 해결돼 안심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내에 와 있는 해외 구단은 공포에 휩싸였다. 4일 저녁 수원에서는 수원 KT가 일본 프로농구 B리그의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스와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일본에 간 KCC처럼, 히로시마 구단도 3일 입국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뒤 EASL 주최 측에 “내일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리는가”, “다음날 일본 귀국에 제한은 안 걸리는가”등을 물으며 염려했고, 4일 새벽 주최을 만나 만일의 경우에는 경기하지 않고 곧바로 귀국하겠다고도 했다.
다행히 그 뒤 계엄이 해제됐고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면서 이런 불안들도 가라앉았다. 이날 경기는 정상 개최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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