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SSG 핵심 불펜투수로 성장
높은 위치서 내리꽂는 공 묵직
팬들은 “문학 차은우”라 불러
“30세이브, 100삼진이 목표입니다.”
주저함이 없었다. SSG의 불펜투수 조병현(22·사진)은 내년 시즌 각오를 묻자 “30세이브, 100삼진이 목표”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조병현은 올해 SSG의 핵심 불펜투수로 성장했다. 올해 76경기에 나선 조병현은 4승 6패에 12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SSG의 뒷문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지난해까진 철저한 무명이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은 조병현은 데뷔 첫해 3경기에 나와 6.2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2021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 2년간 수련한 조병현은 지난해 11월 제대했다.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조병현은 올해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휴식시간을 반납하고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올해 개막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추격조에서 필승조, 그리고 시즌 후반엔 마무리 투수로 도약했다. 시즌 뒤엔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에도 합류했다. ‘환골탈태’가 조병현에게 딱 들어맞는 수식어다. 팬들은 조병현이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닮아 ‘문학 차은우’라고 부른다.
조병현은 올해 96개의 삼진을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84개로 KBO리그 전체 1위(50이닝 이상 기준)에 자리했다. 조병현은 묵직한 직구로 타자의 기를 죽인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내리꽂기에 볼 끝이 묵직하다. 실제 조병현은 리그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가 가장 높은 투수. 투수치곤 작은 키인 182㎝지만 팔이 길기 때문이다. 릴리스포인트 높이는 189㎝. 특히 조병현의 수직무브먼트는 61㎝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수직무브먼트의 수치가 높으면, 타자는 공이 떠오른 것으로 착시를 일으킨다. 조병현을 상대한 타자들은 “조병현이 던진 공이 보이지 않는다”며 혀를 내두른다.
3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조병현은 “일부러 공을 높은 타점에서 던지려고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편한 자세로 공을 던지다 보니, 타점이 올라갔다”면서 “상무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더 좋은 폼을 만들었다. 상무에서 2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가졌던 게 컸다”고 강조했다.
조병현의 올해 연봉은 3000만 원. 프로야구 1·2군 통합 최저 연봉이다. 조병현은 5일 구단과 연봉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최소 200% 인상이 유력하고, 억대 연봉 진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불펜이지만, 프로 입문 이후 처음 누리는 ‘1군 투수’의 일상. 그래서 마음을 매일 다잡는다. 조병현은 “올해는 삼진 100개에 4개가 모자랐다. 내년에는 100개의 삼진을 잡고 싶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면서 “좋은 기량을 팬들께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머릿속에서 야구만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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