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한테 아쉽고, 규연이에게도 미안했죠.”
무사 만루 위기에서 내려간 장지수는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미안해”라고 김규연에게 사과했다. 이어 덕아웃에서 얼굴을 감싸쥐며 자책했다. TV 중계를 통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간 장지수는 야구 논리로 전혀 맞지 않은 ‘벌투’ 논란까지 나와 달갑지 않은 주목을 받아야 했다.
4개월 여가 흘러 그때를 돌아본 장지수는 “올해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스스로한테 아쉽고, (김)규연이한테도 미안했다. (김)기중이와 함께 원체 아끼고 좋아하는 동생이라 미안함이 컸다. 팀에도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장지수는 “시즌이 끝나기 전 퓨처스에서 박승민 코치님, 박정진 코치님과 함께 디딤발 위치를 크로스하는 폼으로 변화를 줬다. 완전히 폼을 바꾼 것은 아니고 약간의 수정을 한 건데 코치님들이 잘 캐치해주셨다. 디셉션이 생기고, 몸을 회전하면서 공의 힘과 수직 무브먼트도 좋아졌다. 교육리그 때도 그 폼으로 자신감이 붙어서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리그에선 양상문 1군 투수코치를 만나 포크볼을 전수받기도 했다. 커터, 슬라이더, 커브 던질 수 있지만 확실하게 떨어지는 구종이 없었다. 장지수는 “양상문 코치님께 포크볼을 여쭤봤고, 손가락을 크게 벌리지 않고 좁게 잡는 식으로 연습했다. 교육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던져보니 괜찮았다”며 내년에 새로운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데뷔 후 줄곧 구원으로 던지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경험도 쌓은 장지수는 “처음에 선발을 할 때는 스스로 의문이 있었지만 80구를 넘어도 힘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길게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메인 보직은 불펜이지만 언제든 선발이 필요할 때 대체 자원으로 투입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다.
내년이면 이적 3년 차이고, 1군 풀타임에 대한 욕심이 있다. FA 엄상백과 신인 정우주가 가세하며 한화 투수진이 몰라보게 좋아진 만큼 1군에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장지수는 “대전 새 야구장에서 던지는 상상을 많이 하고 있다.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1군에 있고 싶다. 세부적으로 30~40경기 나가서 홀드나 세이브 같은 기록을 남기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