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주장으로서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나성범(35)이 타이거즈 캡틴 종신 선언을 했다. 내년이면 데뷔 14년 차 베테랑임에도 개막전 출전을 그 첫걸음으로 여겨 눈길을 끌었다.
나성범은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5000명의 KIA 팬과 함께한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내가 주장일 때 광주에서 35년 만에 카퍼레이드하고, 37년 만에 우승하는 등 특별한 기록이 여럿 나와 의미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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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솔직히 우승한 지 한 달이나 지나고 해서 우리를 보러 많이 오실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많은 분이 기다리고 계셨고 점점 더 많아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광경은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볼 수 있구나', '우리가 야구를 정말 잘해야겠구나'라는 등 많은 생각이 났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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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즌이 끝나도 내년 주장직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내심 걱정했다고. 나성범은 "솔직히 구단에서 별다른 말이 없어 내심 주장이 바뀌는 것 아닌지 걱정했다. 다행히 얼마 전 축승회 때 이범호 감독님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심재학 단장님과 대화를 통해 '당연히 (나)성범이가 한다'고 말해주셔서 안심했다"고 속 시원하게 웃었다.
이어 "솔직히 올해 우리가 우승을 못 했더라도 내년에도 주장하고 싶었다. 한 구단의 주장이라는 것이 아무나 못 하는 것이다 보니 할 수 있을 때까지 주장하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입단한 나성범은 이제 선수단 최고참 축에 속한다. 내년이면 2006년생 선수들이 들어와 1989년생 나성범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나성범은 "이제 내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 어린 후배들도 많아져서 책임감이 더 생긴다. 그래서 원래는 운동을 12월 초중순부터 시작했는데 올해만큼은 더 빠르게 들어갔다(11월 셋째주)"고 근황을 전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2년 연속 개막전을 출전하지 못한 점은 스스로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2023시즌 전까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2019년을 제외하면 큰 부상 없이 꾸준히 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KBO 대표 철인으로 불렸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나성범은 "최근 들어 하체를 많이 다치고 개막전에도 계속 빠졌다. 예전에는 개막전 출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상을 두 번 당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다치니까 우리 팀의 경기를 TV로만 봐야 하고 나를 보러 온 팬분들도 있으실 텐데 나가지 못해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부상은 팀뿐 아니라 내 커리어 적으로도 마이너스라 생각해 내년만큼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최우선 목표다. 이제는 더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더 빠르게 몸을 만들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에도 KIA는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최근 장현식(29·LG 트윈스) 등 선수단 이탈이 있지만, 주장 나성범은 현재 KIA가 가진 저력을 믿었다.
나성범은 "(장)현식이도 나가서 주변에서는 약해지지 않았느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나는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워낙 좋고, 좋은 신인들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내년에도) 충분하다고 본다"며 "또 스토브리그가 끝난 건 아니라서 구단에서 잘 대비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잘 준비하는 게 목표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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