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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두산) "진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그게 운명"…21년 원클럽맨 은퇴 선언, 왜 비로소 김재호는 홀가분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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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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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반대쪽 팔보다 운동을 2배, 3배 더 하는데 안 되니까. 진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어쩌겠나.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데, 그게 운명인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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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왼쪽 어깨를 크게 다쳤다. 그해 8월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나섰다가 수비 과정에서 큰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김재호는 사실 그때부터 왼쪽 어깨를 온전히 쓸 수 없었다. 부상 부위는 치료됐어도 운동 기능이 과거의 60~70% 정도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멀쩡한 오른쪽 팔보다 왼쪽 팔 운동을 2~3배 더 하면서 보강하려 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버텨온 세월이 올해까지 7년이다.


김재호는 "(은퇴를 결심하고) 후련하더라. 어깨 운동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어깨 부상이 아니었으면 진짜 더 잘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어깨에 60~70% 정도 힘밖에 안 들어가고 운동 능력이 떨어지니까. 그러면 내가 불안해진다. 반대쪽 팔보다 운동을 더 해도 안 되니까 진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느 날 느낌이 온다. 타격 훈련을 하다가 스윙 하나 딱 돌렸을 때 (어깨가 안 좋은) 그 느낌이 딱 오면 그날은 그냥 못 친다. 근데 그날만 그러는 게 아니고 그 상태가 계속 며칠 동안 간다. 그래서 보강 운동을 계속 매일매일 하는데도 그러니까. 그 느낌이 오면 치료실에 가서 (트레이너한테) '내 어깨 좀 어떻게 해봐'라고 막 그러면서 정신이 나간 것처럼 행동했다. 어깨는 안 되는데, 안 좋으니 욕을 먹으니까. 그런데 어쩌겠나. 그게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것이고, 그게(부상이) 운명인데"라고 덧붙이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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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는 지난 2년 동안 본인은 물론 팀을 위해서도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지 고민했다. 고심 끝에 구단이 원하는 확실한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본인이 계속 벤치에 최후의 카드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고 결론을 냈다. 김재호는 그래서 올 시즌을 치르면서는 후배들에게 "내년에 나는 없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김재호는 "은퇴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많이 힘들었다. 생각도 많았다. 근데 팀을 위해서는 내가 당연히 (팀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이 노쇠화가 정말 많이 된 것도 너무나 현실적이 문제고, 예전에 잘했던 우리 그 선수들은 이제 나이가 들었고 지금은 추억이 됐다. 내 추억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문다면 팀은 엄청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당연히 경쟁력이 있으면 뛰었을 것이다. 근데 경쟁력은 있는데 체력적인 부담이 커서 계속 휴식을 주면서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결국 어린 친구들이 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어진다. 그리고 내가 백업으로 나가기 위해서 팀에 굳이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누구든 어린 친구들을 써서 기회를 더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 자리를 나한테 쓰는 것보다는 어린 친구들한테 써서 그 친구들이 더 경험을 쌓는 게 훨씬 나은 거니까. 나는 그 생각을 하고 시즌 때도 후배들한테 '내년에 형 없으니까 잘해라'고 거의 미리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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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를 추억할 멤버는 이제 포수 양의지, 외야수 정수빈과 김재환 정도가 남았다. 김재호는 두산의 황금기가 거의 삭제된 팀의 현재와 관련해 "이게 맞다. 나는 이게 자연스럽다고 본다. 새로운 친구들로 꾸려서 그 새로운 친구들이 우리가 예전에 했던 것처럼 그런 팀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거기서 안 만들어지면 계속 팀은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냉정히 현실을 짚었다.


이어 "나이가 들었는데, 그러면 계속 팀에 남아서 경기를 뛸 수 있는 능력은 안 되지 않나. 그런데 그 사람들이 오래 뛰면 오래 뛸수록 그 몇 년 사이에 새로 들어온 친구들의 시간은 점점 흘러간다. 기회는 없어질 것이고, (황금기 멤버와) 같은 포지션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못 받고 나가는 친구들이 많지 않겠나"라고 덧붙이며 그동안 기회에 굶주렸던 후배들이 지금을 놓치지 않길 바랐다.


김재호는 두산의 천재 유격수로 그동안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사실 천재 유격수는 두산 팬들이 우리 선수 기분 좋으라고 붙여주신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은 별명이다. 그래도 내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했던 시간이 있었으니 이런 좋은 별명도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더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는 그런 별명"이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더 뛰었으면 하는 팬들이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팬들께 미안하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억지로 이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잡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만하기로 했다. 팬들께서는 나를 항상 밝은 사람, 선한 사람, 보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자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김재호는 두산에서 원클럽맨으로 은퇴식을 치르는 것을 야구 인생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로 적어놨다. 그는 2021년 두산과 2번째 FA 계약을 마쳤을 당시 "야구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일 것이다. 무조건 이 팀에서 오래 있다가 은퇴를 하는 게 아니라, 실력을 보여주고 은퇴하자는 마음이 더 강하다"고 했다. 두산이 2025년 시즌 중 김재호의 은퇴식을 치르기로 하면서 꿈은 완성됐다.


이제 김재호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지금은 잠시 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래 계획을 세우려 한다. 언젠가는 지도자로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는 상상도 해본다.


김재호는 "지금은 일단 쉬고 싶은 마음이 큰데, 다양한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쉽게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정하기보다는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 시간도 많이 보내고, 앞으로 미래를 잘 설계하는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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