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인데도 194㎝의 큰 키에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를 자랑한다. 투수뿐 아니라 타자로서도 출중한 실력을 뽐낸다. ‘부산고 오타니’라는 별명도 가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야구’를 하면서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마침 그즈음 (야구부가 유명한) 부산 수영초로 전학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웬만한 운동은 다 해봤는데, 야구가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선택했죠.”
이미 많은 국내외 스카우트가 하현승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 놨다. 하현승이 중학생일 때부터 눈독을 들였다. 국내 야구팬들도 하현승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설렌다.
이처럼 하현승은 진작에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 4~12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롯데기 야구 대회는 하현승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는 ‘쐐기타’가 됐다.
하현승은 경남고와의 결승전에서 6회 말 1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8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타자로도 매 경기 안타를 치고 팀 승리를 이끌어 타격상까지 받았다. 하현승은 결승전 투구에 대해 “전날에도 던졌지만 결승전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어 감독님께 ‘마운드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며 “앞선 경기에서 삼진을 많이 잡은 만큼 ‘어제처럼만 하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복기했다.
하현승의 주무기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뿌리는 투구 동작, 빠른 발과 좋은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장타다. 투타 겸업으로 성공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데도, 하현승은 둘 다 놓치기 싫어한다. 그는 “(어느 한 포지션에 집중하기보다는) 실력이 되는 한 끝까지 투수와 타자를 병행할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올 시즌 하현승은 마운드 위 투수보다 타석과 외야에서 타자로 더 많은 경기에 나갔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선 투수가 더 자신 있다고 했다.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홈플레이트랑 가깝게 느껴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하현승이 고교에서 투구를 중점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봉황기 대회가 끝난 이후다. 박계원 부산고 야구부 감독은 “두 달가량 투구 연습을 하고 지금의 기량을 보이는 건 천부적 소질이 있다는 증거”라며 “내년에는 전국대회에서 한 번 이상 우승하는 게 목표인데,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하현승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하현승의 내년 목표는 투수로서 평균 구속을 높이는 것과 타자로서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하는 ‘클러치 히터’가 되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 오타니 쇼헤이보다 더 대단한 선수로 성장하겠다”며 패기 넘치는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