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코치는 "2022년 첫 해는 도영이라는 선수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2년차는 훈련 디자인이나 루틴을 정립했다. 올해는 타격존 설정을 중점적으로 했다. 지난 2월 호주 캠프에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강연식 프리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다. 시범경기를 끝나고 도영이가 찾아와 타격존 설정을 왜 하고, 투구 인식을 어떻게 하는지 물어왔다. 타격존 설정과 어떤 공을 치고 안쳐야 되는지 구분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타격존 설정 방법과 '너는 어느 코스, 어느 구종에 강한데 이런 식으로 설정하고, 이런 코스를 조금 더 그리고 있다가 그 코스에만 반응하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바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개막 초반에는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 부진해 멘탈도 많이 흔들렸다. 타석에서 전략, 즉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서 그것만 몰입해보자고 접근했다. 확실히 타석에서 예전과 달랐다. 유인구에 속지 않고 자기 존은 놓치지 않고 좋은 결과로 만들어냈다. 어느 코스를 어디서 판단해서 반응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길이나 터널이냐 이런 식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선수마다 다르다. 작은 농구공 만한 터널이 있는 선수도 있고 아니면 예상 궤적으로 그려놓는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영이는 데뷔 초반에는 아예 그런 것이 없었다. 그래서 23시즌까지 존에서 벗어나는 구종에 반응하는 비율이 높았다. 모든 투구에 따라다니며 타격을 했다. 타구 스피드가 나성범 다음으로 빨라 충분히 장타력을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타격존 설정을 하면서 올해는 그 비율이 완전히 떨어졌다. 넓은 반응존을 좁히면서 볼넷도 많아지고 에버리지는 훨씬 높아졌다. 장타도 엄청 나왔다. 타석에서 전략과 존 설정이 많이 도움이 된 것이다"고 진단했다.
매경기 타석에서의 전략도 주효했다. "타석에서 전략은 타자 본인이 알아야 되는 것을 강조한다. 내가 어떤 타자이고 그 다음에 상대투수가 어떤 유형이고 어떤 구종을 어느 코스에 많이 구사하는지 종합해서 경기플랜을 짠다. 경기를 하다보면 플랜이 흔들려 선수도 의심할 때가 있다. 흔들리지 않고 단순해지도록 최대한 반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벤치에서 다시 만들어주는 작업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전 훈련 루틴의 설정도 최고 타자로 이끈 비결이었다. 작년부터 손목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훈련 루틴을 해왔고 주효했다. "루틴은 2년차 때 많이 정립을 했다. 올해도 조금 추가하거나 필요가 없는 부분은 제외했다. 도영이는 고교 때 굉장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타자였다. 손을 사용해 공을 맞추면 주력이 워낙 빠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손을 사용하다보니 땅볼이나 단타 위주의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영이는 타구 스피드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충분히 장타를 만들 수 있는 타자여서 시퀀스 동작(타격순서)을 제대로 만들고 손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외야로 공을 보내는 훈련 방법을 루틴으로 만들었다. 손목이 과도하게 롤링이 되지 않고 발사각이 조금 높아질 수 있도록 했다. 휘고 떨어지는 투구에 땅볼보다는 외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천재적 타격감각도 칭찬했다. "도영이는 하체를 정말 잘 사용하는 장점이 있다 체중을 온전히 손실하지 않고 공에 전달하는 능력이 좋다. 특히 투구 적응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다른 타자들은 타이밍에서 공 하나 늦었을 경우에 다시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도영이는 두 번은 안늦는다. 그러니까 150km이 넘는 볼도 친다"고 설명했다.
조 코치는 "나도 충분히 포텐이 터진다고 생각했는데 오래 걸리느냐 빨리 터지느냐의 싸움이었다. 운좋게도 내가 도와준 부분과 감독님 코치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크게 돌아오지 않고 지름길로 온 것 같다. 시즌 초반은 많이 힘들어했고 흔들렸지만 본인이 정말 잘 이겨냈다"며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시즌이 끝나고 도영이와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일관성이 있는 퍼포먼스를 위해 루틴을 해왔는데 그걸 한 번이라도 어긴 적이 있었냐'라고 물었다. 올시즌 나와 약속했던 것 처럼 까먹지 않고 한 번도 빼놓치 않고 루틴을 소화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훈련의 일관성과 대단한 성적이 나온 것 같다"며 천재로 이끈 성실함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도영도 시즌 중 "코치님과 대화를 하고 같이 훈련을 하면서 최대한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타격을 할 수 있는 방법과 루틴을 배웠다.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을 하고 내가 칠 수 있는 공과 못 치는 공을 구분을 하면서 시즌을 시작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코치님 방에 찾아가 조언도 듣고, 질문도 하면서 방법을 찾았다. 애틀랜타 멘탈 퍼포먼스라는 강의를 추천해 주셨다. 인지불안 상태가 오면 빨리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강의 내용이다. 강의를 듣고 심리적으로 편해졌다. 지금도 한번씩 멘탈이 흔들릴때 영상을 보면서 마인트 컨트롤 한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