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세 번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영광의 트로피를 손에 쥔 그는 “생각지도 못한 타이틀이다. 구원왕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팀의 승리와 세이브 개수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운이 좋아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며 “한 번 받은 걸로 만족하지 않고 두 번, 세 번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앞선 2021년(34세이브)과 2022년(32세이브)은 모두 세이브 부문 3위에 그쳤던 설움도 달랬다. 정해영은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올해는 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안 아프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중간에 부상도 한 번 있어서, 구원왕보다는 풀타임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래도 매년 왔으면 좋겠다. 너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1998년 임창용 이후 26년 만에 등장한 타이거즈 세이브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많이 생겼다. 다만 세이브라는 게 제 힘만으로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야수, 선발 투수, 중간 투수들이 다 힘을 합쳐서 잘해야 세이브 상황도 오는 거다. 앞으로도 동료들에게 잘해야 할 것 같다”는 감사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KIA 정해영(오른쪽)이 2024 KBO리그 구원왕 트로피를 들고 아버지 정회열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허행운 기자
정해영의 야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타이거즈 레전드’인 아버지 정회열 동원대 야구부 감독도 변함없이 현장을 찾아 아들의 수상을 함께 기뻐했다.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는 정 감독은 “불과 4,5년 전에는 아들이 정회열의 아들이었지만, 나중에는 내가 정해영의 아버지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아들이 더 잘돼야 좋은 것 아니겠나”며 껄껄 웃었다.
이어 “아들이 생각보다 기회를 빨리 잡아서 여기까지 왔다. 아직 정상은 아니지만 주축 선수로 커줘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야구를 했으면 한다.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팬서비스나 사회생활 등에서 모두 모범이 될 수 있는, 좋은 인간성을 갖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아버지의 옆에 선 정해영은 “부모님이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좋다. 팀이 우승도 했고, 아빠가 많이 좋아해주셔서 저도 기분이 좋다. 사실 아빠가 올 줄 몰랐는데, 많이 놀랐다. 시간을 돌린다면 한 번 안아드리고 싶었는데 깜빡했다”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우승 보너스를 받으면) 아버지께 시계나 차를 선물해드리려고 한다. 둘 중 하나 하려고 하는데, 받고 나면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아버지를 향한 특급 선물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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