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이적한 정철원이 잠실에 이어 사직에서도 등번호 ‘65’를 새길 수 있게 됐다. 롯데 65번의 주인이 트레이드 직후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배번 변경 부탁을 흔쾌히 수락했기 때문이다.
정철원은 두산 시절 등번호 ‘65’와 영광의 시간을 함께 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65번을 달고 1군 무대에 데뷔했고, 65번과 함께 데뷔 시즌 최다 홀드 및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에게 65번은 큰 의미가 담긴 배번이었다.
이에 트레이드 직후 롯데 65번의 주인 고승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승민의 1년 선배인 정철원은 “신인왕 받을 때 등번호가 65번이었고, 지금껏 잘 달아 왔다. 그런데 지금 롯데 65번이 고승민이더라”라며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자마자 전화를 걸어 ‘형이 달아도 되겠냐’라고 물었다. 다행히 (고)승민이가 흔쾌히 그래도 된다고 했다. 승민이 덕분에 롯데 가서도 65번 정철원으로 뛸 수 있게 됐다”라고 밝게 웃었다.
이어 “고마워서 (고)승민이한테 선물을 해주려고 필요한 거 없냐고 물었는데 선물은 됐고 그냥 맛있는 밥 한 끼 사달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철원은 왜 전화까지 하면서 65번을 고수하려고 한 것일까. 정철원은 “65번은 두산에서 신인왕을 받은 번호다. 두산 팬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날 봤을 때 그 추억을 회상하실 수 있도록 65번을 간직하고 싶었다. 두산 팬들도 내가 65번을 새기는 걸 원하지 않으실까”라고 2019년 입단 이후 줄곧 응원을 보내준 두산 팬들을 떠올렸다.
정철원은 두산 팬들을 향해 “그 동안 너무 예쁨을 많이 주셔서 감사드린다. 나도 속상하고, 팬들도 많이 속상하실 텐데 롯데 가서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끝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