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커브 왔구나” 좌절했던 박종훈, 2025년 반등 꿈꾼다…“선발 투수,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은 “마지막 경기를 통해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더 잘 던지는 모습을 포스트시즌에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2024시즌을 준비하며 몸부터 가볍게 만들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찌웠던 살을 덜어냈다. 무려 14㎏을 감량해 80㎏ 중반대로 돌아갔다. 두 자릿수 승리에 규정 이닝을 채우며 팀의 선발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의 몸무게다. 박종훈은 “야구를 더 잘하고 싶었고, 몸무게를 늘리면 힘이 더 생길 것 같았다”며 “지난 3년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마음가짐도 바꿨다. 박종훈은 그간 고집스러울 정도로 운동에 몰두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에도 야구장에 나가 운동했다. 그래야 불안감이 해소됐다. 그는 “3년 동안 월요일까지 하루도 안 안 쉬고 운동했다. 돌이켜보면 쉬는 날이 아예 없으니까 회복이 안 됐다”며 “지금은 회복에 중점을 두고, 기술 훈련, 웨이트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를 시도했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보진 못했다. 다시 몸에 맞는 옷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다. 1군에서 활약은 미미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선 꾸준히 잘 던졌다. 15경기(73.2이닝) 7승3패 평균자책 1.95를 기록했다. 박종훈은 “처음에는 2군에 가는 게 정말 무서웠다. 1군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는 걸 보면, 대부분 1군과 2군을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2군에 쭉 머문 뒤 관둔다”며 “‘에이징 커브가 왔구나. 이대로 끝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박종훈은 2군에서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했다. 선배의 부활을 진심으로 응원한 후배들이 있었다. 박종훈은 “포수 후배들이 ‘형 공 못 친다’고 계속 이야기를 계속해줬다. 야수들은 ‘형 나가면 글러브 벗고 있어도 된다’고 믿어줬다”며 “2군에 있는 친구들 덕분에 정말 힘을 많이 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종훈은 2025시즌 SSG의 선발 투수 후보다. 미치 화이트, 드루 앤더슨, 김광현, 문승원까지 1~4선발은 정해졌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송영진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발을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가 아니라 꼭 하겠다”며 “제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종훈은 올해 1군에서 662개의 공을 던졌다. 다음 시즌 목표는 공을 원 없이 던지는 것이다.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아쉬움도 털어내고 싶다. 그는 “내년엔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공을 많이 던지고 싶다”며 “팀이 다시 가을야구를 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