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일당 30만원을 받는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사실상 가장 큰 혜택은 국제대회 성적에 따른 프리에이전트(FA) 포인트 지급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서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해 소집 기본 포인트인 '10'을 얻는 데 그쳤다.
이때 받은 1포인트는 FA 등록 일수 1일로 계산해 향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 혜택은 아직 FA를 해보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FA 계약을 이제 막 체결한 베테랑 선수는 FA 포인트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대만전 선발로 등판한 고영표(33·kt wiz)가 바로 그 케이스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5년짜리 비FA 장기 계약을 체결한 고영표가 FA 자격을 재취득할 무렵엔 30대 후반에 접어든다.
당장 FA 포인트가 필요 없는 선수 가운데 일부는 대표팀 소집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달리, 고영표는 주저하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비록 고영표는 13일 대만전에서 예상치 못하게 홈런 2방을 맞고 2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18일 호주전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여 3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호주와 1차전 선발로 등판했다가 아픈 기억을 남긴 고영표는 이번 대회 역시 누구보다 큰 중압감과 싸웠다.
올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이탈했던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대표팀 합류가 어렵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군말 없이 무거운 짐을 짊어졌고 프리미어12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로 임무를 마쳤다.
이제 한국야구는 다가올 2026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줘야 한다.
대만전이 끝난 뒤 개인 블로그에 팬들에게 사과 인사를 남기기도 했던 고영표는 대회를 마친 뒤 "대만전에서 좋은 경기 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안고 호주전에서 던졌다"고 마지막까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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