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강철 감독이 장진혁을 마음에 들어했다. 시즌 중에도 물밑에서 트레이드로 노렸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8월말 이강철 감독은 장진혁에 대해 “한화가 안 쓸 거면 우리한테 달라고 했었다. 예전부터 봤는데 피지컬 좋고, 발도 빠르고, 스윙도 좋다. 데려오고 싶었는데 안 됐다. 그 이후 계속 잘 치더라. 하이라이트로 한화 경기를 보면 항상 치고 있더라”며 못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이강철 감독 말대로 장진혁은 184cm 90kg 좋은 체격 조건에 발도 빠르고,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한다. 2019년 한용덕 감독 시절 1군에서 113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지만 성장이 정체됐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2022년 후반기 돌아왔으나 1~2군을 계속 오르내렸다.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이때부터 이강철 감독은 모교 광주일고 출신인 장진혁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18일 보상선수 발표가 날 때 장진혁은 한화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이었다. 소식을 듣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재능을 꽃피우려던 찰나에 9년 몸담은 팀을 떠나게 됐으니 아쉬움이 오죽하랴. 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주목한 감독과 새로 함께하게 됐으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운명처럼 이강철 감독과 만나게 된 장진혁이 KT에서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