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등학생 같지가 않아요."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서 진행 중인 SSG 랜더스의 마무리 캠프. 2025년도 신인 선수들 중에서는 1라운드 지명 포수 이율예, 2라운드 투수 신지환, 4라운드 투수 천범석, 5라운드 외야수 이원준이 참가했다. 이원준은 아쉬운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지만 나머지 신인 3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프로의 맛'을 보고 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이는 지옥 훈련이 계속 된다. 체력이 좋은 선수들도 "정말 너무 힘들다"고 괴로워 할 정도다. 그런데 훈련 중 가장 목소리가 큰 선수가 있다. 바로 신인 이율예다.
강릉고 주전 포수이자 핵심 타자 그리고 청소년 국가대표를 줄곧 맡아왔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인이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학생 선수'지만, 훈련 때 쩌렁쩌렁하게 큰 목소리를 내면서 분위기를 주도한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 전부 "진짜 신인 같지가 않다. 몇 년 같이 있었던 것 같다"고 놀릴 정도다. 그러면서도 다들 내심 "저렇게 밝고 활기찬 신인이 와서 좋다"며 기특하게 바라봤다.
이율예는 "여기 와서 제가 생각했던게 그냥 소심하게 할 바에는 미친 척 그냥 질러보고, 너무 과하다 싶으면 조금 줄이자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다들 좋게 봐주신다"며 웃었다.
훈련량이 많은 강릉고 출신이라 체력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지옥 훈련 효과는 생각보다 더 강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할만 하다"고 이야기 하던 이율예는 불과 며칠 사이 "힘듭니다"라고 인정(?)했다.
이율예는 "고등학교 훈련이 시간 자체는 더 길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반복 훈련을 하는데, 여기서는 더 짧은 시간 내에 쉴 틈 없이 모든 훈련을 다 진행한다. 양과 질을 동시에 챙긴다. 또 신인이니까 눈치도 보고 긴장하다보니 좀 더 힘든 것 같다"면서 "매일 밤 그냥 곯아떨어진다. 씻고, 일지 쓰고 휴대폰도 좀 보고 싶은데 안된다. 매일 7시에 일어나서 밤 11시쯤 자려고 한다. 그때 안자면 회복이 안된다. 캠프 초반에만 해도 생각보다 안 힘들었는데, 며칠 지나니까 그게 아니었다. 두번째 턴부터는 쉬는 날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에너자이저' 신인도 강도 높은 훈련에는 넉다운이 됐다.
이번 캠프를 함께 하는 선배 신범수, 조형우는 이율예를 살뜰하게 챙기고 있다. 이율예는 "형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데, 너무나 잘 챙겨주신다. 여기 와서 너무 많이 얻어 먹었다. 이렇게까지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챙겨주신다. 형들께서는 '네가 우리한테 받은 만큼, 선배가 되면 후배들 또 사줘라' 이렇게 이야기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인 지명을 받은 후, 지난 9월 입단 동기들과 함께 SSG랜더스필드를 찾아 팬들 앞에서 첫 인사를 했었다. 묘한 기분을 느꼈던 그다.
이율예는 "2학년 때 이마트배 결승전을 랜더스필드에서 했었는데 그때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 이팀의 선수가 됐으니 잘해야겠다. 여기서 경기를 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언제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잘 준비해서 1군 엔트리에 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년이 될 수도, 내후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기회를 잘 잡아서 경기도 뛰고, 경험도 쌓고 꼭 주전이 되고 싶다. 청라돔에 가기 전에 랜더스필드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고 당차게 각오와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