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탈락 참사에 이은 또 하나의 참사다. 프리미어12로만 보면 초대 대회 우승,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조별리그 탈락으로 점점 수준이 추락하고 있다.
이번 대회 수모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지도자 수준의 하락을 손꼽을 수 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승부처는 1차전 대만과의 경기 2회말이었고, 3차전 일본과의 경기 5회말이었다.
먼저 첫 경기 대만전에 상대 좌타라인이 즐비한 상황에서 언더 고영표를 낸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생소함을 무기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이 언더에 약하다는 것도 옛 이야기다. 대만프로리그에도 언더 투수들이 즐비하고, 좌타가 중심인 대만을 상대로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내렸다.
결국 선발 고영표는 2회말 천천웨이에게 만루포를 내줬다. 빠른 결단이 필요했지만 교체는 없었다.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타격감이 좋은 천제슈엔에게 갈 때까지 상황을 방치했다. 고영표는 천제슈엔에게 투런포를 허용하고 강판됐고, 이는 막판 추격에도 패배하며 한국을 직접적으로 탈락시킨 원인이 됐다.
일본전도 답답 그 자체였다. 3-2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한 좌완 불펜 곽도규가 코조노 카이토를 삼진 처리한 뒤 흔들렸다. 타츠미 료스케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루가 됐다. 우타 모리시타 쇼타가 등장했을 때 3연투, 우타, 컨디션을 고려해서 교체해야 했지만, 류중일 감독은 상황을 방관했고 역전을 내준 뒤 그대로 한국이 졌다.
단순히 상황,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구속 혁명이 일어나며 전 세계 투수들의 구속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제자리 걸음인 것은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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