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삼진⋅삼진→볼넷⋅볼넷⋅사구→역전타…한일전에서 데뷔 첫 3연투라니, '좌우놀이' 함정에 빠진 오판
일단 고조노는 삼진으로 솎아냈다. 3연투 과정에서도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하지만 이후 다츠미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곽도규의 구위도 조금씩 떨어졌고 제구도 흔들렸다. 결국 4번 우타자 모리시타 쇼타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타이밍으로 보였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는 곽도규를 그대로 밀고 갔다. 2사 1,2루였지만 좌타자 구리하라 료야를 상대하게 했다. ‘좌우놀이’로 곽도규로 5회를 끝낼 복안이었다.
하지만 흔들리던 곽도규는 결국 분위기를 제어하지 못했다. 9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던진 회심의 공이 몸에 맞는 공으로 연결됐다. 볼넷 2개와 사구 1개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우타자 마키 쇼고를 앞에 두고 이영하로 교체했다.
그러나 마키는 핵심 전력들이 이탈한 현재 일본 대표팀에 몇 안 남은 중요 전력이었다. 마키는 올해 센트럴리그 타격 3위(.294), 타점 3위(74타점), 홈런 4위(23개)를 기록한 해결사. 결국 2사 만루에서 올라온 이영하는 마키에게 2타점 중전 적타를 얻어 맞았다. 3-4로 경기가 다시 뒤집어졌다.
이후 한국은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했다. 5회 스미다를 공략했지만 6~7회는 침묵했다. 그리고 7회말 정해영이 모리시타 쇼타에게 투런포를 헌납하는 등 승기를 내줬다. 다시 한 번 프로 레벨끼리 한일전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다.
결국 이날의 승부처는 5회 곽도규의 교체 시점이었다. 지난해 데뷔해 올해 2년차를 맞이한 곽도규는 3연투는 커녕 2연투에도 약해지는 투수였다. 통산 2시즌 연투 아닌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3.54에 피OPS는 .590에 불과했지만 2연투 경기에서 21경기 평균자책점 7.71, 피OPS .885에 달했다. 2연투도 약했는데 3연투가 좋을 리는 없었다. 또 한국시리즈 이상으로 살떨리는 한일전 무대에서 첫 3연투였다.
결국 순간의 망설임과 오판으로 한일전 승리 기회를 놓쳤고 프리미어12 오프닝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