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FA 시장의 몸값 폭등 현상이 올 시즌도 지속되고 있다.
포문은 kt 우규민이 열었다. 우규민은 kt에 잔류하는 조건으로 2년간 7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같은 날, SSG 랜더스가 ‘리빙 레전드’ 최정과 4년간 110억원에 합의하며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었다.
한화 이글스도 다시 한 번 지갑을 열었다. 한화는 올 시즌까지 kt 유니폼을 입었던 심우준과 엄상백을 잇따라 영입하며 각각 4년간 50억원, 78억원에 계약하며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허경민(4년 40억원)이 kt로 둥지를 튼 가운데 김원중(4년 54억원), 구승민(2+2년 21억원)은 롯데 잔류했고, 올 시즌 KIA의 우승의 밑거름이 된 장현식이 LG로 옮기며 4년간 52억원의 거액을 품게 됐다.
FA 시장의 몸값 폭등 현상은 2012년 넥센(현 키움)으로 복귀한 이택근이 4년간 5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게 시발점이다.
이후 매년 특급 선수들의 몸값이 경쟁이라도 하듯 최고액을 경신했고 시장의 규모도 함께 덩치를 불렸다.
한 시즌 역대 최고액이 나온 해는 2022년이다. 당시 989억원의 돈이 시장에 풀렸고, 나성범(150억원), 김현수, 김재환(이상 115억원), 박건우(100억원) 등 무려 4명의 선수들이 100억대 계약을 체결했다.
몸값 폭등이 시작된 2012년부터 현재까지 14시즌 동안 FA 시장서 오간 돈은 무려 8058억 1000만원에 달한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 선수에게 3567억 5000만원이 들었고, 잔류 선수 또한 4490억 6000만원의 액수를 합작했다.
구단별로 가장 많은 지출한 팀은 LG 트윈스다. LG는 29명(영입 8명)과 FA 계약을 맺으며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26억 1000만원을 썼다. LG는 이 기간 9번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고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투자 대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LG 다음으로 돈을 많이 쓴 팀은 롯데다. 롯데는 지난 14년간 1118억 7000만원을 썼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2년과 2017년, 단 두 번뿐이었고 7년 연속 가을 야구 경험을 하지 못하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다.
한화(1052억 3000만원)도 LG, 롯데와 함께 1000억원 넘게 지출한 세 팀 중 하나다. 이 기간 한화의 가을 야구는 2018년 한 번뿐. 올 시즌도 다시 통 큰 투자를 하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FA 시장에서 돈을 가장 적게 쓴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202억 8000만원)이며 대부분의 구단들이 700~800억원의 자금을 FA 계약에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