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T 위즈를 이끈 불펜투수는 대부분 우완이었다. 그 중 불펜은 김민(현 SSG 랜더스), 손동현, 박영현 등 구위형 우완으로 구성됐다. 모두 유형이 비슷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투수 운용에 다양성을 주기 위해 좌완 불펜을 원했다. 단, 1군에 올라오는 좌완은 모두 풀타임을 버티지 못했다. 이에 이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다시 한번 좌완 찾기에 나섰다. 그 중 이 감독 눈길을 사로잡은 한 투수가 있었다. 전용주(24)다.
●변화
전용주는 지난달 20일부터 일본 와카야마 가미톤다구장에서 치러지는 마무리캠프에서 투구폼을 일부 수정했다. 이 감독이 직접 팔을 걷었다. 이 감독은 힘을 전달하는 방법을 다시 가르쳤다. 이에 전용주는 무게 중심을 상체에 두다 하체를 원활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 감독은 “하체를 써 힘을 전달하게 다듬었더니 제구력이 많이 생겼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구위에 대해서는 “한번 보고 싶어서 라이브피칭을 시켰는데, 현재 정말 좋은 투구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불펜·라이브피칭에서 남다른 포구음에 적잖게 놀라는 분위기였다.
전용주는 이 감독에게 배운 방법이 몸에 완전하게 배도록 신경 써 훈련하고 있다. 2019년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그는 무게 중심을 옮기기 전까지 잔부상에 적잖게 시달렸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와 투구폼 수정을 통해 변화가 생겼다. 그는 “그동안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 통증이 생기곤 했지만, 이 과정을 통해 ‘내 것’이 생겼다”며 “거기에 바꾼 움직임을 느끼면서 던지니 팔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캠프 기간 바꾼 폼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는 정도까지 연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대
전용주는 2019년 1차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다. KT가 창단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좌완에게 1차지명권을 행사해 기대가 컸다. 모교 안산공고에서 2007년 김광현(SSG) 이후 12년 만에 나온 1차지명자여서 ‘포스트 김광현’이라는 부담스러운 평가까지 뒤따랐다. 전용주는 “나는 오히려 좋았다”고 돌아봤다. “단지 입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을 받게 됐고, 전역 후 다시 기대를 채우고 싶었지만 아파서 쉽지만은 않은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통증과 중압감에서 한층 자유로운 상태다. 덕분에 2025시즌을 더욱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다. 전용주는 “이번 캠프를 통해 그동안 내 시즌 준비가 많이 미흡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이 시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는 몸을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 내 것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내년 시즌이 오기까지 몸을 더 다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