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오원석 트레이드 후폭풍… 마운드 전략 다시 짜는 SSG, 올해 실패 만회할 수 있나
선수 두 명이 옮겼지만 이른바 ‘사이즈’가 큰 선수들이었기에 굉장히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선수 모두 팀 마운드의 미래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선수들이라 향후 어떤 팀이 더 이득을 볼지, 혹은 윈윈 트레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으로 SSG는 오원석의 이적으로 마운드 틀을 일정 부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으로 교통정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SSG는 선발과 불펜의 교통정리를 어떻게 할까.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지휘 중인 이숭용 감독은 “일단 김민을 불펜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30세이브 마무리로 가능성을 내비친 조병현은 마무리로 1년을 더 보고, 김민을 그 앞에 붙여 강력한 구위형 불펜을 만든다는 목표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노경은이 잔류한다면 노경은 김민 조병현이라는 확실한 필승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여기에 서진용이 원래 구위를 찾고 이로운이 성장한다면 구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불펜 구성이 가능하다는 기대다.
조병현의 선발 전환도 분명 고려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올해 마무리로 잘했기에 일단은 보직을 흔들지 않고 그대로 간다. 대신 올해 불펜에서 뛰었던 베테랑 문승원이 선발로 갈 예정이다. 이숭용 감독은 외국인 선수 두 명에 김광현과 문승원까지 네 명은 확정을 했다. 문승원 역시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선발로 육성이 됐고, 2019년 11승을 거두는 등 선발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이 감독은 “4·5선발을 모두 공석으로 두고 경쟁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문승원을 선발로 돌리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붙여보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다만 5선발이 누가 될지는 이 감독조차도 모른다. 내년 시범경기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승자는 한 명뿐이다. 또 한편으로 김광현 문승원도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6~7명의 선발 자원은 있어야 올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에 선발로 던졌던 우완 송영진과 언더핸드 박종훈은 후보군에 그대로 포함된다. 올해 99⅓이닝을 던지며 첫 해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송영진은 상승 곡선을 그려야 한다. 박종훈도 일단 선발 준비를 하며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숭용 감독은 “여기에 이번 캠프에 포함된 정동윤 최현석 김건우 박시후도 선발 후보로 대기시킬 생각”이라면서 폭넓은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좌완 김건우의 경우는 퓨처스팀(2군)에서 로테이션을 돌며 조금은 더 만들 시간을 줄 계획이다. 정동윤 최현석 박시후 등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는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미국 단기 연수 이후 구속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정동윤은 기존 커브 외에 포크볼을 새롭게 다듬고 있고, 최현석 박시후도 각자 가진 장점을 앞세워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노경은을 잡는다면 샐러리캡 문제상 거액을 들여 선발 FA를 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이들의 어깨에 선발 로테이션 안정이 달렸다. SSG는 올해 국내 및 외국인 선발 모두가 문제를 드러내며 불펜에 큰 부하가 걸렸다. 내년에는 선발부터 바로 서야 한다. 이숭용 감독도 “올해처럼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SSG는 드류 앤더슨을 재계약 대상자로 두고, 앤더슨 이상의 능력을 가진 1선발감 외국인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