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화가 먼저 KT에 심우준과 엄상백에 대한 보상 절차를 밟아야 한다. 두 선수 계약이 KBO에 공시되는 날짜로부터 3일 이내로 25인 보호선수명단을 KT에 전달해야 한다. 이후 KT가 3일 이내로 보상선수를 선택하는 일정이다.
연이틀 한 팀에서 2명을 영입했지만 보상 절차는 별건으로 진행된다. 먼저 계약한 심우준의 보상 절차가 끝나면 엄상백에 대한 보상 절차로 넘어간다. 한화는 KT를 상대로 두 가지 버전의 25인 보호선수명단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KT가 허경민을 영입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KT가 심우준과 엄상백의 보상선수를 지명한 뒤 두산에 허경민 보상선수를 넘겨줘야 한다. KT는 두산의 선택을 감안해 한화로부터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한화로선 KT뿐만 아니라 두산이 어떤 보강을 원할지도 시나리오에 넣고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한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최대 72억원에 FA 영입하면서 보상선수 출혈 없이 보상금 10억원으로 막았다. 한화로부터 25인 보호선수명단을 받은 롯데가 결정 마감일까지 고심했지만 선수를 지명하지 않고 보상금만 받았다. 한화의 선수층이 약하기도 했지만 앞서 2차 드래프트로 25인 외 선수급 전력 보강이 이뤄진 영향도 있었다.
올해는 2차 드래프트가 없고, 수년간 리빌딩으로 한화 뎁스도 은근히 두꺼워져 KT는 2명의 보상선수 모두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과감한 FA 투자로 윈나우 행보를 펼친 한화는 성적을 내는 쪽으로 기조가 이어질 상황이라 이전처럼 젊은 선수 위주로 묶을 순 없다. 그렇다고 애써 모으고 육성 중인 유망주 자원들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현재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손혁 단장이 김경문 감독을 직접 만나 보호선수명단 논의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