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끄는 이름으로는 허경민이 있다. 2020시즌을 마치고 한 차례 FA 계약을 맺었던 허경민은 2번째 FA 자격 취득이라 B등급으로 분류됐다. B등급 선수를 FA로 영입하는 구단은 직전 연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를 원소속 구단에게 보상해야 한다.
만약 다른 구단이 허경민을 FA로 영입한다면 2024시즌 연봉인 6억 원과 보상선수 1명 또는 12억 원을 두산에 지급하면 된다.
공교롭게도 FA를 앞둔 시즌 맹타를 휘두르자, 일부 팬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7월 잠실구장 인근에서 벌어진 트럭 시위의 문구에는 프런트를 향한 비판뿐만 아니라 고액 연봉을 받고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허경민이 FA를 앞두고 스탯 관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가까운 표현이었다.
트럭 시위가 있던 날 3안타 5출루로 맹활약을 펼친 허경민은 인터뷰를 통해 "저는 앞으로 계속 여기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두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히며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을 안심시켰다.
FA 신청이 반드시 두산을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전의 타격감을 회복한 허경민이 두산 잔류를 선택할 경우 기존의 옵션인 3년 20억 원보다 더 큰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FA 신청일 수 있다.
다른 구단에서 허경민에게 관심을 드러낼지도 미지수다. KIA 김도영, 삼성 김영웅, LG 문보경, SSG 최정, 롯데 손호영, 한화 노시환, NC 서호철 등 대부분의 구단은 확실한 3루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황재균(1987년생)이 점점 노쇠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3살 차이의 허경민에게 무리해서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3년 20억 원의 옵션을 거절하고 시장에 나선 허경민이 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팬들 앞에서 약속했던 '두산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