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발표가 나던 날, 김민은 일본 와카야마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었다. 동료들과의 캐치볼을 위해 장비를 챙기던 중 소식을 들었다. 이어 급하게 항공편을 구해 공항으로 향했다.
김민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트레이드라 믿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팬들께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러 게시물을 올려주셨다. 그 사진에는 내가 아직 KT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더욱 마음이 헛헛했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친정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훈련지를 떠났다는 김민은 “눈물은 나지 않았다”면서도 “KT에는 죄송한 마음이 크다. 데뷔 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러지 못했다. 올 시즌 조금이나마 내 몫을 한 터라 아쉬운 마음이 더욱 크다”고 했다.
다행히 새로 둥지를 틀 SSG와 김민 사이에는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베테랑 3루수 최정이다. 김민은 “부모님께서 (최)정이 형의 오랜 팬이시다. 형의 부모님과도 친분이 깊으시다”면서 “사실 내가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정이 형이기도 하다. 아들을 형처럼 키우고 싶으셔서인지 부모님이 내게 일찌감치 야구를 시키셨다. 그래서 학교도 형과 같은 곳으로만 보내셨다”고 웃었다.
최정의 모교인 대일초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김민은 야구부 해체 문제로 수진초와 숭의초를 거쳤다. 중학교 때부터는 다시 최정을 따라 평촌중과 유신고를 나왔다. 이어 SK 와이번스의 2005년도 1차 지명 최정처럼 13년 뒤 KT의 1차 지명 선수가 됐다.
이제는 최정과 한솥밥을 먹게 된 김민은 “벌써 선발투수 전환 이야기가 나오더라. 올 시즌 제대로 해본 불펜투수가 체력적으로는 더 힘들었지만, 스타일은 나와 맞는 느낌이 들었다. 구단과 잘 상의해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SSG 구단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트레이드가 헛되지 않도록 준비해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