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과 무게
부상선수를 위한 배려
자신을 낮추면서 다른 선수들과 팀을 높히는 자세까지
기특찬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9일 “부상으로 프리미어12 출전이 어려워진 원태인의 대체 선수로 임찬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임찬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6년 만에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최종 엔트리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임찬규는 원태인(삼성)뿐 아니라 손주영(LG)까지 부상으로 빠진 현 대표팀에서 선발 임무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은 임찬규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참여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LG 감독 시절부터 좋아했던 선수”라며 지원군을 반겼다. 훈련 첫날 스케줄을 소화한 임찬규는 취재진과 만나 “처음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는 느낌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대표팀에 동생들이 더 많다”며 “물론 실력은 동생들이 좋지만, (고)영표 형이랑 투수조 분위기를 밝게 이끌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는 류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제안한 대표팀 합류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했다. 야구 선수로서 명예로운 일이지만, 들뜨지 않고 신중하게 몸 상태부터 점검했다. 그는 “전화를 받을 당시 충남 홍성에서 유소년 야구 캠프에 참여 중이었다”며 “당일 오후 10시쯤 서울에 올라와 잠실구장에서 공을 던져봤다. 일주일 정도밖에 쉬지 않았지만, 몸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24시즌 다승 공동 1위 원태인의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들어간 임찬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감독님이 제게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는 직접 들어보지 못해 잘 모르지만, 일단 최소 1경기는 꼭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래 원태인 선수의 자리였기 때문에 더 무게감도 느꼈고,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진지함 속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컨디션만 잘 올라오면 정규시즌 후반기와 가을야구에서 보여드린 기량을 프리미어12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MLB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와 연습 경기에서도 결과가 좋았고, 국내 외국인 타자들과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님께서 ‘네 공을 처음 보면 쉽지는 않을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다행히 2~3번씩 상대하는 게 아니니까 ‘생소함’으로 승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임찬규다운 출사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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