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휴대전화로 오재원의 은퇴식을 보며 아낌없이 박수쳤다. 사춘기 시절 우상이 야구가 아닌 다른 삶에서도 성공하고 행복하길 응원했다. 그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힘들 때마다 불굴의 집념으로 질주하던 오재원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올해 6월 사회부 사건팀으로 배치돼 '피의자' 오재원을 마주했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마약 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마약을 투약하고 이를 신고하려는 지인까지 협박한 혐의로 이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를 다루는 기사 제목에는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열사' 대신 '마약'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를 응원했던 팬들에겐 추억마저 빼앗은 잔인한 현실이다. 오재원은 대체 왜 그랬을까. 아니 원래 그랬던 사람이었던 걸까. 이런 사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사회부 기자로서 그의 혐의 유무와 처벌 수위를 객관적으로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로스포츠 선수가 공인이냐 아니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과 가치관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이들의 영향력은 예상보다 크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사춘기 학생이 오재원의 활약을 보며 용기를 얻고 세상과 부딪혀보리라 다짐했던 것처럼 말이다.
경기장을 떠나는 선수들이 꼭 기억했으면 한다. 경기장 밖에서도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것을. 수많은 유혹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 자신과 팬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사회부 기자가 쓴 기사인데 오재원 팬이셨나봄 기사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