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SSG의 가장 큰 과제는 최정의 잔류다. 최정은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6년 총액 106억 원에 계약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FA 계약은 재자격취득기한(4년)을 고려해 4년 계약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정은 계약 기간을 늘리면서 총액을 불리는 선으로 마무리했다. 팀에 대한 애정이 큰 최정은 세 자릿수 대형 계약에도 불구하고 큰 잡음 없이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한 바 있다.
최정은 6년 동안 대활약을 이어 가며 SSG의 투자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올해 만 37세의 선수지만 노쇠화 기미는 별로 없다.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게다가 상징성이 있고, 구성원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다.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다.
SSG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 최정과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시즌 막판부터 세 차례 이상 만나 의견을 조율했다. SSG는 금액 협상을 하기보다는 팀이 줄 수 있는 최대치를 시작부터 테이블에 올려놨다. 계약 기간 4년을 보장하고, 총액은 100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의 기량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했던 수준이다. 최정 측도 총액 자체에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정의 목표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SSG에 남는 것이었다.
마지막 관문은 있지만 일단 양측의 협상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고,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총액에서 아주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보여 최정의 잔류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졌다. SSG도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가 읽힌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정의 협상이 중요한 것은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선수, 노경은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SSG 관계자들은 시즌 중에도 "최정의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와 비FA 협상을 먼저 진행하는 것은 안 된다"는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최정의 상징성과 자존심을 생각한 기조였다. 최정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면, 이제 노경은과 협상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SSG는 노경은 또한 FA 시장에 나가기 전 잔류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지난 3년간 건재한 활약을 보여줬고, 워낙 성실하고 절박하게 운동을 하는 선수라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확인한 SSG는 노경은이 향후 2~3년 정도는 충분히 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SSG는 FA 등급이 B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은 노경은이 시장에 나가면 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FA 시장이 개장하기 전 노경은과도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구단 제시액은 넘어갔다.
KBO FA 시장은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뒤 5일 뒤 해당연도 FA 대상자를 공시하고, 대상자들은 공시 후 이틀 내에 FA 자격을 신청해야 한다. 이제 한국시리즈가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SSG에 남은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내년 도약을 벼르는 SSG가 FA 시장 개시 전 혹은 초반에 모든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77/0000519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