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일주일간 국내외에서 무려 1만㎞의 거리를 오가는 현장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다소 먼 거리의 이동임에도 그가 현장 강행군을 자처한 것은 그룹 총수로서 국내외 안팎에서 직접 일을 챙기겠다는 책임감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 회장의 강행군은 왕복 1만1000㎞ 거리의 인도 출장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일 인도로 날아가 2박 3일간 현지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인도 일정을 마친 정 회장은 여독이 다 풀리기도 전에 지난 주말 모터스포츠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행사를 함께 준비한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물론 정 회장과 평소 절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토요다 회장이 직접 운전한 토요타 야리스 WRC 카를 함께 타고 시범 주행(쇼런)에 동참한 뒤 손을 맞잡고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는 대한민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의 CEO가 공개 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토요다 회장은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서 사업적으로 많이 배우고 싶은 분"이라고 토요타 회장을 추켜세웠고 토요다 회장도 "10개월 전 정 회장에게 제안했던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뤄진 것에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인도와 용인을 오가며 바쁜 한 주간을 보낸 정 회장은 10월 마지막 주의 시작을 특별한 곳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야구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광주 임동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을 직접 관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야구장 방문은 지난 2017년 10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 방문 이후 7년 만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 필드 방문 역시 2017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정 회장은 7년 전 기아 선수단으로부터 우승 헹가래를 받은 이후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정 회장이 그동안 야구장 방문이 뜸했던 것은 야구단 운영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취지의 행동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이날 광주로 향하는 이유는 우승 헹가래를 받기 위해서다. 기아 타이거즈는 28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기인 만큼 현장에서 기쁨을 함께 하고자 광주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