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단 당시 내야수였던 주현상은 프로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2021년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 그는 올해까지 4년 연속 50이닝 이상 던졌다. 올핸 팀 불펜 사정 탓에 70이닝을 넘겼다. 주현상은 “팔에 통증이 아예 없진 않다. 그래도 큰 무리는 없는 정도”라며 “관리 잘 받으며 회복하면 다음 시즌 치르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마무리 캠프에서도 공을 던지진 않을 계획”이라며 “20m 캐치볼과 달리기, 웨이트를 하며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현상은 투수로 전향하면서 최고의 중간 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 보직을 꿰차면서 “이게 맞는 건가”라며 자신을 의심을 하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치른 지금도 보직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렇다고 자신감마저 없는 건 아니다. 주현상은 “팀에 워낙 좋은 투수가 많아서 좀 안 좋으면 바로 자리가 바뀔 수 있다. 똑같이 경쟁한다는 생각으로 겨울을 보내야 한다”며 “힘들게 이 자리까지 올라온 만큼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대체로 순탄한 시즌을 보냈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6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주현상은 되돌릴 수 없는 결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연속 블론세이브만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애써 머릿속을 비워냈다. 그리고 주어진 상황을 즐겼다. 그는 “등판할 상황이 오면 ‘재밌게 던지고 오겠다’, ‘승리를 지키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불펜에서 팔을 풀고 있을 땐 스릴도 느껴졌다”고 짜릿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주현상은 두산과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다. 2024시즌을 8위로 마친 한화는 올해도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가을잔치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주현상도 아쉬움이 크다. 그는 “저흰 텅 빈 야구장에서 운동하고 있는데, 만원 관중 속에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내년엔 새 구장에서 지금 이 시기에 팬들과 함께 시합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직 가을야구 경험이 없는 주현상은 내년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공으로 경기를 끝내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는 “내년엔 팀이 더 많이 승리해야 한다. 저도 30세이브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며 “무조건 달성할 것이고, 가을야구에도 꼭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