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아빠가 사고사로 갑자기 돌아가셨어.
아빠가 부산사람이라 롯데자이언츠의 오랜 팬이셨고, 청소년때 야자하고 돌아오면 집엔 항상 알럽베이스볼이나 하이라이트가 틀어져 있었거든.
야구에 관심없다가 몇년전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롯자 dna가 흐르는지 역시 마법의 모자가 롯데 팬으로 날 배정해 주더라구.
살가운 딸이 아니었는데, 야구를 좋아하면서부터 동생과 아빠, 그리고 나때문에 강제 롯자팬이 된 남편까지
넷이서 야구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 직관도 예약했었는데 아빠가 그날 감기걸리셔서 못간게 이제와서 아쉽네.
직접 보여드렸으면 정말정말 좋아하셨을텐데, 이젠 그럴 기회가 없어.
어렸을때 날 문학 야구장에 데려가서 현대유니콘스와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보여주셨던 기억만 아련히 떠오르네...
작년에 1등 계속할때 아빠가 많이 기쁘셨는지 연락 잘 안하시는데
"마 이게 부산야구 아이가" 라고 문자를 보내셨더라고. 그 문자는 평생 지우지 않을거야.
그 생각이 나서 야구 보니까 눈물이 나네.
아빠 결국 롯데 우승 못보고 가셨네... 그치만 울팀때문에 즐겁게 이야기했던 시간들이 마음에 남아서 너무 좋아.
아빠가 좋아하셨던 이 팀을 난 평생 좋아할 거고,
가을야구 가면 너무 기쁠거고, 만약 우승하면 아빠 생각하면서 진짜진짜 좋을 것 같아. 나라도 우승 본다고.
내년부터 야구볼때 아빠 생각나서 눈물 나겠지만, 이런 애틋함을 가질 수 있게 해주어서 한편으로는 고맙다.
가시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드네, 혼자 술마시다가 생각나서 끄적여봤어. 모두 무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