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을 남겨둔 삼성으로서는 에르난데스의 역투에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에르난데스의 투구를 인정했다. 삼성 코칭스태프도 “에르난데스 볼이 좋더라”고 했다.
잠실구장은 LG의 라커룸이 3루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에르난데스가 라커룸으로 가는 길에 삼성 선수들을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에르난데스를 만난 삼성 선수들은 장난을 쳤다. 원태인은 레예스를 찾으러 온 에르난데스에게 “무리하면 다친다. 내일 쉬어라”고 했다. 원태인은 농담으로 “emergency(비상), dangerous(위험한)”등의 단어를 썼다. 그러자 에르난데스는 “나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원태인은 “엄청 멋있었다”라며 “내심 우리가 역전하기를 바랐지만 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던 공이다. 끝나고 나서 분해야하는데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투구였다”고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에르난데스가 던지는 걸 봤다. 왜 준플레이오프에서 KT가 못 쳤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동시에 자극도 됐다. 원태인은 “나도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3차전 선발로 등판해 ‘깜짝 호투’를 펼친 황동재도 에르난데스를 보면서 놀라워했다. 황동재는 전날 3이닝 1안타 3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그는 “볼이 좋았다. 칠 수 없는 볼이라고 생각했다. 배우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라고 전했다.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3~4년 정도 같이 뛰어서 알고 있는 사이”라며 “좋은 투수인 걸 알았다. 지금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원래 잘 던지는 투수였다는 걸 알고 있다. 다음에 만나면 되갚아 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LG 에르난데스의 3.2이닝 무실점 60구 역투…삼성 선수들도 인정, “나오지 말라”며 농담했던 원태인도 “엄청 멋있었다”[PO]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