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을 앞두고 최종엔트리 선별 작업이 한창인 류중일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선발투수와 포수 선발이 최대 고민이다. 28명의 최종엔트리를 빨리 확정하지 않고 소집훈련 명단이란 이름으로 일단 35명을 발표한 이유다. 남은 기간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피면서 최정예 전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이날 류지현 수석코치 등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LG와 삼성 선수들의 몸 상태를 눈으로 확인했다.
지난 11일 KBO는 35명의 프리미어12 소집훈련 명단을 발표했다. 내부적으로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으로 28인 최종엔트리를 제출했지만, 1차전 전날까지는 최대 8명까지 선수 교체가 가능해 최대한 많은 인원을 소집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여러 고민 지점을 털어놓았다. 첫 번째는 선발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문동주가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빠지면서 마운드가 헐거워졌다. 박세웅도 기초군사훈련 일정으로 발탁이 불발됐다. 현재 명단에서 올 시즌 선발투수로 뛴 선수는 고영표와 엄상백, 곽빈, 원태인뿐이다.
류 감독은 “엿새 동안 5경기를 해야 해서 선발투수가 가장 중요한데 엄상백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구위가 좋지 않아 고민이다. 고영표는 가을야구에서처럼 스윙맨으로 기용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붙박이 선발투수는 사실상 원태인과 곽빈뿐이다. 이들을 포함해 투수진은 13명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했다.
야수진 고민도 깊다. 2루수 김혜성과 외야수 강백호는 기초군사훈련으로, 3루수 노시환과 포수 손성빈은 햄스트링 부상과 손가락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해 전력 공백이 커졌다. 류 감독은 “전체적인 공격력이 약하다. 박동원과 구자욱, 홍창기 등 30대 베테랑 선수들을 포함시킨 이유다. 김혜성이 빠진 자리는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휘집이나 김주원, 박성한 등을 테스트하려고 한다. 막판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최종엔트리를 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날짜는 다가오는데 아직 베스트 전력이 완성되지 않아 걱정이 크다. 예선에서 최소 3승, 최대 4승은 챙겨야 한다. 일본이 가장 어렵다고 본다면 나머지 4개 나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뜻인데 만만하지가 않다. 현재로선 1승을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올 시즌 프로야구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부담이 있다. 열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