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는 11일 준PO 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떤 그림을 미리 그려놓고 준비하기보다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면서 “2번째든 3번째든 4번째든 다 중요할 것 같다. 나가는 선수들 다 잘해줬으면 좋겠고,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4차전 피칭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지면 끝’인 경기를 여러 차례 이겨내며 이날까지 버텨왔다. 고영표는 “패배하면 정신적으로 힘들다. 정규리그하고는 다르니까, 그래서 더 지기 싫은 것 같다”며 “지면 더 괴롭지만 반대로 이기면 더 즐겁다.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좋다”고 말했다. 4차전 승리 후 고영표는 기분 좋게 전날 휴식일을 즐겼다.

인터뷰 도중 멀리서 고영표를 보던 이강철 감독이 그를 향해 소리쳤다. “영표 오늘 3이닝 던진다며. 소문 다 났던데.” 고영표가 맞받았다. “3이닝이요? 그것밖에 안 던집니까.” 농담인 듯 진담인 듯 둘의 대화에 일제히 웃음이 터졌다.

고영표는 “조절한다는 생각보다, 나가서 어떻게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힘드니까 쉬어야겠다, 안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플레이가 어정쩡하게 어설퍼진다”며 “그 시간 만큼은 팀을 위해 던진다고 생각을 하니까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고영표는 이날 발표된 프리미어12 훈련 소집 명단 35인에 투수 중 최고참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영표는 “명단은 봤지만 그냥 ‘이름 들어갔구나’ 생각만 했다. 지금은 KT가 제일 중요하다. 프리미어12는 그다음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요한 국제대회지만,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무조건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당연히 그 포스트시즌은 길어질수록 좋다. 고영표는 “이기고 다음 팀 만나고, 또 다음 팀 만나서 끝까지 야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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