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김원형 감독이 이끌었던 2023년 76승 3무 65패, 승률 .539로 3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여, 승수는 4승(승률 -.032) 감소했고, 순위는 세 계단이나 오히려 하락했다.
그러나 이숭용 감독 체제에서 SSG는 점점 퇴보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SK 시절부터 장타력 위주의 빅볼을 트레이드 마크로 하던 팀컬러를 잃고, 어설픈 스몰볼에 가까운 팀운영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지난 3년 연속 팀 홈런 1위에 올랐던 SK는 올시즌에는 4위(152개)로 떨어졌고, 팀타율은 7위(.273), 득점은 8위(756개), 출루율은 9위(.342)에 그쳤다. 마운드는 믿었던 선발진의 붕괴로 팀평균자책 최하위(5.25)에 그쳤다. 그렇다고 유망주 육성이나 세대교체에서 전 감독 시절보다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SSG 팬들 사이에서는 이숭용 감독의 투수운영이나 작전구사 실패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심지어 KT와의 최종전에서 중반까지 리드를 잡고 있다가 선발투수였던 김광현을 지난 등판 이후 이틀 휴식만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것, 전날 은퇴식을 치르며 부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추신수의 막판 대타 기용 등은 이숭용 감독의 승부수는 결과적으로는 하나같이 치명적인 패착이 되고말았다.
급기야 최종전 패배 이후 분노한 SSG 팬들은 퇴근하는 선수단 버스를 향해 '이숭용 나가'을 외치며 격앙된 모습을 드러냈다. 부임한 지 불과 1년만에 감독이 이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한편으로 이는 단순히 이 감독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라, 방향성을 잃어버린 SSG 구단이 자초한 업보이기도 하다.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프로야구단은 재벌 구단주의 자기 과시나 만족을 위한 장난감도, 실험대상도 아니다. 하나의 스포츠팀을 완성하는 데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투자, 연속성있는 방향성과 시스템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통합우승까지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팀이 어쩌다 우승 공신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고, 성적은 더욱 하락하면서 팬들의 민심마저 잃게 됐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돌아봐야할 필요가 있다.
>> 김태우보다 훨씬 우리 사정 더 정확하게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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