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도루에 대한 갈망과 도전 정신도 매우 중요하다. 발이 빠른 선수들은 투수들의 집중 견제가 들어오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그런 걸 뛰어넘는 게 쉽지 않다"며 "30도루 정도는 스피드와 슬라이딩 능력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도루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있어야만 조수행처럼 50도루, 60도루까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뉴스와 만난 조수행은 "저도 이렇게까지 많이 할 줄 몰랐는데 출전 기회도 많아지고 작년보다 출루도 많아졌다"며 "감독님께서도 나가면 자꾸 뛰라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나가면 더 적극적으로 뛰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무명의 시간이 길었지만 그동안 쌓인 경험이 드디어 빛을 발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갑자기 얻어진 건 아니라고 본다. 풀타임은 처음이지만 스페셜한 대주자로서 역할을 상당히 잘해왔던 선수"라며 "그러한 경험들이 계속 누적이 됐고 투수들에 대한 장단점도 파악이 되고 꾸준히 기회를 받다보니 더 편안한 상황에서 도루를 하게 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수행은 "일단 루상에 나가면 득점권 찬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며 "장타를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기에 그런 점을 보완해야 더 메리트 있는 선수가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게 성공률과 개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다"고 답했다.
조수행은 주로 9번 타자로 나서 출루할 경우 지난해 도루왕에 오른 톱타자 정수빈과 연결된다. 전 해설위원은 이 부문에도 주목했다. "정수빈과 함께 뛰다보니 예상보다도 더 시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 도루가 동반 상승을 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한 시즌에 두 선수가 50개 이상 도루를 하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KBO리그의 도루 판도를 이끌며 팬들에게 야구의 또 다른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수행 또한 "내가 루상에 나가면 시즌 초반에는 (정)수빈이 형이 내가 뛸 때까지 한 번씩 기다려주는 경우도 많았다"며 "또 수빈이 형을 보면서 배우고 백업 생활을 오래했고 그런 걸 토대로 경기에서 앞뒤로 나서다보니 재미있다. 수빈이 형은 상대 투수들에 대한 특징을 한 번씩 이야기를 해주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그 폭발적인 도루의 힘을 가을야구에서 보탤 때가 왔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이지만 조수행에게 기회는 많지 않았다. 통산 25경기에 나섰고 역할을 대부분 대주자와 대수비에 국한됐다. 결과도 11타수 2안타로 초라했다. 다만 3도루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두산의 왕조 시절에도 활발하지 않았던 색깔을 다시 꽃피운 조수행이다.
그는 "가을야구에 가서도 안 다치고 뛸 수 있게끔 몸 관리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홈 최종전을 마치고 팬들 앞에 선 조수행은 "올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홈경기지만 아직 마지막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가을야구 가면 홈경기를 많이 할 것이다.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게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만년 대주자→31세에 도루왕' 조수행이 부활 시킨 '두산 육상부', 가을야구 수놓을 발야구가 시작된다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