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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한화) [일문일답] '1005G 금자탑' 정우람, 눈물로 마지막 인사…"9년 동안 한화 팬들께 사랑만 받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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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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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올 때 기분은 어땠나.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긴장도 많이 되고, 1년 만에 대전야구장에 출근하는 날이었다. 슬프기도 했지만, 많이 설렜다. 어렸을 때 한국시리즈 1차전 앞두고 야구장 출근하는 기분이랑 비슷하기도 한데,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많이 섞여 있다 보니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다.


-1005번째 경기에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린 기분은.
서프라이즈했다. 미리 언질을 받은 것은 아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많이 고민하셔서 결정해 주셨다. 많이 놀라기도 했는데, 1004경기를 뛰는 동안 선발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 마지막 은퇴식 경기에서 제일 먼저 나갈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린다. 선발로 나간다 하니까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포커스가 점점 맞춰지는 것 같다. 늘 뒤에 나가서 그러면 시간이 남아 있으면 조금 덜할 텐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선발은 이런 기분이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은퇴 결정하고 주변 반응은 어땠나.
날짜가 조금 우리가 5강 싸움을 하고 있어서 날짜를 많이 물어 보셨다. 우리가 5강 싸움을 계속 했다면, 내 은퇴식이 우선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년으로 미룰 생각도 했다. 올해 하게 됐고, 주변에서는 많은 분들이 축하와 동시에 수고했다 격려를 많이 해 주셨다. 같이 뛰던 동료 선수들이 9년 동안 있었지만, 같이 하면서 땀흘린 동료들이 축하해 줘서 준비할 수 있었다.


-은퇴 발표 후 어떤 마음이 들었나.
(눈시울이 붉어져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한화에 2016년에 왔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는데,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내가 있는 9년 동안 팬분들을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다. 많은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아서 제일 아쉽고 마음이 조금 안 좋았다.



-오늘 처음 울었나, 계속 울었나.
아침에도 눈물이 많이 나더라. 은퇴사를 준비하면서 눈물이 조금 나기도 했고, 오랫동안 뜸했던 지인들 같이 했던 동료들이나 친구들이나 여러 사람들이 마지막을 축하해 줘서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어떤 선수였다고 생각하나.
마운드에 꾸준히 많이 오르다 보니까 오래 하게 됐고, 야구를 오래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인정해 줄 수 있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너무 많다. 이곳 한화에서 우리가 2018년에 가을야구를 결정지었을 때 그때 구단 프런트나 감독, 코치님들이 너무나 기뻐하셨던 장면이 많이 떠오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겼을 때도 좋았겠으나 떨어졌을 때 한화 팬분들이 우리 버스 뒤에서 선수들 고생했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리고 작년에 아시아 최초, 한국 최초로 1000경기 했을 때 관중 분들이 박수쳐 주시고 우리 후배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줬을 때 기억이 많이 남는다.



-선수 생활하면서 고마운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고마운 분들 너무 많다. 내가 제일 오래 함께한 감독님은 다 아시다시피 김성근 감독님이다. 김성근 감독님의 그런 가르침과 나를 채찍질 많이 해주셔서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곳 한화에 와서도 우리가 2018년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또 내가 마지막 투수로 정말 멋진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관리해 주시고 팀을 이끌어 주신 한용덕 감독님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 시즌 김경문 감독님으로 바뀌었지만, 함께 김경문 감독님과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해 아쉽다. 더 훌륭한 감독님들과 오래 하고 싶었지만, 선수 생활을 더 하지 못해서 아쉽다.



-최근 투수조와 식사했다고 알고 있는데.
내가 이런 자리에 오는 게 맞나. 내가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대했고, 같이 좋은 일 슬픈 일 함께 나누며 지금까지 세월을 보냈지만 결국에 선배로서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조금 더 나은 여건을 만들어 주지 못해서. 이렇게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고맙고, (이)태양이가 이렇게 해 줄 수 있는 선배가 있어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야구 선수로서 선배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자 찬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태양이를 비롯해서 그 자리를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한 타자 상대하기로 했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던지고 싶나.
전성기 때처럼 좋은 공이 나온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나름 마지막 순간을 팬분들을 위해서 준비했는데,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서 한 타자에 담아 보겠다.



-대전이글스파크에서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라 의미가 있을 것 같다.
1년 만에 출근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늘 왔던 것처럼 익숙했다. 반가웠고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다행히 머지 않은 곳에 새 야구장이 생기게 돼서 내년, 내후년 항상 이곳에 야구장에 올 때면 이 향수가 전달 될 것 같다.



-올해 플레잉코치도 했고,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을 텐데.
항상 여러가지 좋은 감독님, 코치님 많이 보면서 배우고 느껴왔지만, 좋은 지도자는 없는 것 같다. 좋은 지도자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될 것이고, 좋은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만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 좋은 지도자라 생각한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도 필요해서 공부도 해 나갈 생각이다.



-후배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심으로 항상 형을 생각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나 역시 후배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 진심이 모여서 은퇴식도 열게 되고, 팬분들도 와주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후배드을 응원할 것이고 역시 진심으로 후배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항상 응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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