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지난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로 아쉬운 시즌이다. 원래 잔 부상이 별로 없는데, 올해는 부상으로 좀 빠져서 그게 제일 아쉽다"면서 "1군에서 7년 동안 뛰었는데, 그게 쌓여서 올해 부상으로 온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몸을 너무 혹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8년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이후 김혜성은 올해까지 7시즌 동안 연평균 134경기에 출전했다.
한 시즌 팀이 치르는 경기가 144경기니, 1년에 고작 10경기 정도만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한 것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김혜성은 걷지 못할 정도는 돼야 쉬겠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투지가 넘치는 김혜성도 올해는 부상 때문에 16경기나 결장했다.
김혜성은 "경기에 나가려고 야구하는데, 좀 아프다고 안 나가면 아쉽다. 매일 나가고 싶은 마음인데, 올 시즌은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고 했다.
올해 남긴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다.
삼진이 조금 줄어든 걸 빼면, 3할을 훌쩍 넘은 타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스스로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한 시즌 초반 주장을 맡았다가 팀을 잘 이끌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팀이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치는 데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혜성은 "제가 못해서 팀 성적이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좀 더 책임감이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대신 올해는 야구가 쉽지 않다는 걸 배웠다. 특히 몸 관리만큼 멘털 관리도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김혜성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냐고 물으니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신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자극하고, 훈련으로 기술을 보완하는 데 힘쓴다.
마치 직장인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퇴근할 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잔뜩 일거리를 짊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격이다.
김혜성은 담담하게 "그런 부분이 제 단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스트레스의 원인은 야구가 마음대로 안 돼서다.
김혜성은 "다른 취미를 가진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가리는 거다. 저는 훈련해서 야구가 잘 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야구가 잘 돼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올 시즌 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스카우트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한 MLB 스카우트의 시선은 때로는 김혜성을 더 힘들게 했다.
그는 "관심 속에서 야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면서 "경기 중에 시선을 느끼진 않았다. 만약 느꼈다면 제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했다.
팬들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혜성은 "아직 인사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MLB 구단과 계약이 된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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