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고려한 듯 이범호 감독 또한 도루 자제령을 내릴 참이다. 이 감독은 24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본인도 40개까지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본인이 너무 견제를 안 하면 본능적으로 뛰어 나가는 성격이다. 어제부로 도루는 웬만하면 안 하는 것으로 할 생각이다"면서 "'하지 말라'는 말을 계속 아끼고 있었다. 아니었으면 60개까지도 했을 것이다.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친구다. 그런 부분을 절제시켜주면 다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게 있다. 체력 안배를 하고 공격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으면 팀에 더 좋을 수도 있다. 어제 보셨다시피 2루에 있으나 1루에 있으나 홈 들어오는 건 별 차이가 없다. 쉽게 쉽게 들어오는 친구다. 혹시 모를 부상에 대비해 안 뛰면서 시리즈를 준비시키도록 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KIA는 이날 김도영(3루수)-윤도현(2루수)-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좌익수)-이우성(우익수)-고종욱(지명타자)-변우혁(1루수)-한승택(포수)-김호령(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이미 나성범 김선빈 최형우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대비를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다. 현재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상을 놓고 여러 가지 실험을 거치고 있다.
전날 올 시즌 1군 첫 경기를 치른 윤도현이 다시 2번 타순에 나서 김도영과 테이블세터를 이룬다. 타격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윤도현은 전날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날은 3루수로 출전했지만 이날은 2루수로 나가 수비 활용성 테스트를 거친다.
이 감독은 윤도현에 대해 "3루 수비하는 것을 봤고, 퓨처스 있으면서 2루 3루를 돌아가면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2루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런 부분을 체크를 해본다. 2루와 3루에서 뒤에 나갈 수 있는 컨디션이 되는지 이런 것들도 수비 코치와 체크를 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을 본다"면서 "타격 실력이야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되면 오늘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타석에 많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는 다르다. 그런 부분에서 어떤 선수를 좀 더 활용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고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를 3루에서 더 좋을지, 유격수에서 더 좋을지, 2루에서 더 좋을지는 퓨처스에서 아무리 해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1군 올라왔을 때 어떤 포지션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본인이 자신감 있어 하고 바운드 맞추는 게 어떤지 좋은지 우리가 보면 대충 알 수 있다"면서 "여러 포지션 내야를 다 돌아가면서 보게 하고, 더 나은 포지션이 어떤 것인지 체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도현의 주력에 대해서는 "어제는 일부러 도루를 하지 말라고 했다. 뛰어다니며 흥분을 하는 스타일이라 도루는 하지 마라고 했다. 도영이가 뛰면 뛰고 싶은 의욕도 있을 것이다. 스피드 자체는 있으니 도루하는 모션을 뺏어서 도루하는 부분 같은 건 조재영 코치가 잘 안다. 그런 부분을 주입을 잘 시키면 주루는 스피드가 워낙 있는 친구라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격수도 한 번 시켜볼 생각이다. 찬호도 1~2경기 더 뛰면 그만 뛰게 할 생각이다. 2루 나가고 나면 그 다음은 유격수도 시켜보고 다방면으로 이렇게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닌데 우리가 빨리 순위를 결정짓고 나니 내년에 어떤 자리에 쓸 수 있는 선수들을 체크할 수 있는 상황이라 굉장히 좋은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