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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삼성의 2위 도약엔 여러 선수의 기여가 컸지만, 그중에서도 '푸른 피 성골' 원태인과 구자욱의 동반 커리어하이가 큰 몫을 차지했다. 투타 에이스인 두 선수는 팀의 구심점 역할을 잘 소화하면서 국내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도약했다.
구자욱과 원태인은 7살 차이가 있지만 2020년대 삼성 투타 핵심 선수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명확하다. 특히 두 선수는 '성골'이라고 부르는 로컬 출신인 점에서 삼성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구자욱은 본리초-경복중-대구고를 나왔고, 원태인은 율하초-경복중-경북고를 다녔다. 모두 대구 지역에서 알아주는 야구부를 보유한 학교들이다.
두 프랜차이즈 스타가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삼성의 오랜 바램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까지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그림이었다. 삼성은 구자욱과 원태인이 한 팀에서 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2021년을 제외하면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팀의 암흑기가 계속되면서 꾸준히 활약했던 두 선수의 어깨도 축 처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140경기 만에 77승을 기록한 삼성은 2021년의 76승을 뛰어넘으면서 최근 9시즌 통틀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2015년(88승) 이후 9년 만에 리그 80승도 가능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
그 중심엔 마운드에서 15승을 챙긴 원태인, 타석에서 33홈런을 터트린 구자욱의 활약이 빛났다. 두 선수는 2015년 윤성환(17승)-야마이코 나바로(48홈런)·최형우(33홈런) 이후 9년 만에 15승 투수-30홈런 타자로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암흑기의 종말을 알렸다. 최소 2~3년 이상 서비스타임이 보장된 '푸른 피 성골'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